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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14.강론."나다 두려워 할 것 없다."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14 조회수3,415 추천수1 반대(0) 신고

 

 

요한 6,16-21(부활 2 )

 

 우리는 부활시기에 내내 <사도행전><요한복음>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 곧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성으 드러내시는 장면입니다.

 5천명을 먹이신 기적 후에 군중들이 예수님을 억지로라도 왕으로 세우고자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낌새를 알아채시고 이를 피하여 산으로 올라가시는데, 제자들은 호숫가로 내려가서 예수님을 떠나갑니다.

 <공관복음>(마태 14,22; 마르 6,45)에서는 예수님께서 마치 제자들을 군중들과 떼어놓기라도 하듯 재촉하여 제자들을 가파르나움으로 보내지만,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이 스스로 떠나가는 장면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마치 군중들과 같은 생각을 하였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시자 반발이라도 하듯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마치 만나를 먹고도 고기가 먹고 싶다고 에집트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히브리인들처럼, 좌절하고 엠마오로 돌아가는 제자들처럼, 자기 고장으로 되돌아가듯 말입니다.

 그러나 떠나온 호수에는 어둠이 짙습니다. 거센 바람이 불고 물결이 사납습니다. 배는 이미 뭍에서 10여리쯤 떨어졌고 호수는 이미 어두워졌는데, 큰 바람이 불러 물결이 높이 일었습니다. 두려움과 고통, 절망과 죽음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물위를 걸어서 배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욥기>에서 하느님을 일컬어 바다의 물결을 밟으시는 이(9,8)라고 하셨듯이,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시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바다는 밟혀졌기에, <요한 묵시록>새 하늘 새 땅(21,1)에서 새 바다는 볼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당신을 보고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할 것 없다(요한 6,20)고 말씀하십니다. 마치 <탈출기>(3,14)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나다라고 계시하셨듯이,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를 구원하는 하느님이다라고 당신 자신을 계시하십니다.

 그때에야, 제자들은 눈이 열리고 예수님을 배 안으로 맞아들이려고 하였지만, 배는 어느새(6,21) 이미 그들의 목적지에 가 닿았습니다. 곧 배가 뭍에 가까이 왔기 때문에 가 닿은 것이 아니라, 호수 한복판에서 풍랑에 시달리던 배가 제자들이 믿음으로 받아들이자 어느새 목적지인 가파르나움에 도착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공관복음>(마태 14,32; 마르 6,51)에서와는 달리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배에 타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믿고 받아들이자 어느새(즉시, 갑자기) 목적지에 가 닿음으로써 신적 권능을 드러내며, ‘당신께 대한 믿음을 강조하십니다.

 그리하여, 이 짧은 장면 안에서 세 번에 걸쳐 당신께서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십니다. 곧 물 위를 걸으심이요, 나다라고 스스로 밝히심이요, 풍랑 속의 배를 즉시 뭍에 이르게 함입니다.

 이처럼, 앞 장면인 <5천명을 먹이신 이야기>가 출애굽의 만나의 기적을 떠올리게 한다면, <풍랑이 이는 호수를 건넌 이야기>는 홍해를 건넌 사건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5천명을 먹인 이야기>가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미리 보여준다면, <풍랑이 이는 호수를 건넌 이야기>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미리 보여줍니다. 믿음으로 우리의 목적지인 하늘나라,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은 풍랑과 어둠의 바다를 건너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 계신 분께서 우리를 무사히 건네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우리는 이미 이 건너감’, ‘지나감이라는 파스카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 어떤 풍랑과 좌절 속에서도 언제나 돛대를 높이 세워, 성령의 바람을 타고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 흔들리지 않고는 나아갈 수도 없음을 알기에, 아니 흔들릴 때 오히려 앞으로 나아감을 알기에, 주님께 믿음으로 의탁하며 성령의 바람을 타고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 고통과 좌절에서도 언제나 믿음기쁨을 간직하며, 부활의 삶을 살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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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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