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빵으로 오신 예수님 / 부활 제3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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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8-04-19 | 조회수2,337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벨기에 출신 화가인 루벤스의 그림에 ‘시몬과 페로’라는 유명 작품이 있다. 백발의 늙은 죄수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젖을 숨 가쁘게 빠는 모습이 담겨있다. 언뜻 보면 너무 선정적인 것 같지만, 부녀의 기막힌 사연이 있단다. 그 죄수는 굶어 죽는 형벌을 받은 페로의 아버지 시몬이요, 젖 먹이는 여인은 그의 외동딸이란다. 그녀가 면회 갔다가 뼈마디 앙상한 굶주린 아버지를 보고는 자신의 가슴을 열어 젖혀 젖을 물려, 죽어가는 아버지를 힘주어 먹여주는 그림이다. 딸 페로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마지막 숨을 몰아치는 아버지를 끝내 살리겠다며, 주위 시선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았으리라.
오래 전만 해도 영성체를 모시려면 전날 밤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했다.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할뿐더러 입 안에 침이 생기면 뱉어 내도록 하였다나. 지나친 규제가 아니라 그만큼 정성 들여 성체를 모시라는 것일 게다. 정성을 다해 성체를 모시면,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정녕 느끼게 될게다. 어떤 형태로든 그분의 힘을 체험하게 된단다. 우리가 영적으로 굶어 죽지 않도록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빵으로 내어 주신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딸 페로가 아버지 시몬에게 젖을 물리는 그 사랑보다도 더 깊고 숭고한 사랑이 지금 이 자리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잊지 말자.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 승천과 성령 강림을 통하여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가 되신 동시에 믿는 모든 이에게 생명의 빵이 되셨다. 빵을 주시는 분은 부활하신 예수님이시다. 그 빵은 그분의 몸과 피다. 미사 때 빵 모양의 성체를 모시면서 그분 사랑을 체험하는 우리는, 최소 하루 세끼를 챙기는 그 시각만이라도 ‘빵이 되신 그 의미’를 묵상해야만 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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