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랄 대 사건, 세족례(洗足禮)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26 조회수3,620 추천수1 반대(0) 신고

 

"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랄 대 사건,

세족례(洗足禮)"

성 목요일 저녁,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드신 후 행하신

세족례는 인류역사 안에

전무후무했던 대단한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지상생활을

영위하셨던 시대 당시는

철저하게도 신분제도가

지켜지던 시대였습니다.

왕족, 귀족, 서민, 천민에 대한

분류가 확실했습니다.

신분이 다르면 서로

넘나들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섞는 것도 불가능했었고,

상종조차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당연히 각 신분에 따라

수행해야할 직무들이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세족(洗足)’

다시 말해서 누군가의 발을

씻어주는 행위는 철저하게도

노예들의 일이었습니다.

만일 왕족이나 귀족이

세족을 했다가는 봉변을

당할 큰 스캔들이 세족례였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왕 가운데서도 왕,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

스승 중의 스승이셨던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당시 예수님에 의해 행해진

세족례는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될 큰 사건이었습니다.

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랄 일이었습니다.

율법을 목숨처럼 중시 여기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는

너무나 이해 못할

큰 스캔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왜 하필 수난 하루 전날,

성 목요일 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을까요?

사실 세족례 전부터

예수님께서는 지속적으로

제자들을 향한 겸손의 교육,

자기 낮춤의 훈련을

강도높에 시키셨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었습니다.

아직 깨달음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했던 제자들은

틈만 나면 누가 높은가?’

잘 따졌습니다.

한번은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마태오 복음 181)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불러

제자들 가운데 세우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마태오 복음 184)

제자들을 향한 겸손 교육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걸어가던 어느 순간,

제자 공동체에서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발생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 두 제자와

그의 어머니까지 합세한 가운데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대로 변에서 누가 높은가

따지다가, 대판 싸운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두 제자의 어머니 살로메는

예수님께 이렇게 인사청탁을

넣었습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아들을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마태오 복음 2021)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강력한 훈육을 실시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태오 복음 2026~27)

예수님께서는 이토록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제자들에게 겸손 교육,

낮아짐의 교육을

실시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아직도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성 목요일,

이제 내일이면 당신께서

적대자들의 손에 넘어가시게

됨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마침내 예수님께서는

극단적 교육방식을 선택하십니다.

말로는 해도 해도 못 알아들으니까,

온 몸으로, 행동으로,

겸손 교육을 실시하십니다.

식사를 마치신 예수님께서

갑자기 일어나셔서,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 앞에

허리를 굽히십니다.

제자들의 더럽고 냄새나는 발을

뽀독뽀독 씻어주시고,

마른 수건으로 정성껏

닦아주신 다음,

더 자세를 낮춰 그 발들에

입을 맞춰주신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자기 낮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라고,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깜짝 놀랄 하느님의

지극한 겸손이 바로 세족례를

통해서 드러난 것입니다.

오늘도 누가 높은가

따지는 우리들입니다.

아직도 인간의 탈을 쓰고서

도저히 하지 말아야 할 갑질

횡포를 일삼는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의 세족례를 보다

자주 묵상해야겠습니다.

오늘 우리들의 구체적인

일상사 안에서 한없이

자신을 낮추신 예수님의

세족례가 보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