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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2.'너희는 나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02 조회수2,414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한 15,1-8(부활 5주 수)

 

 오늘 <복음>참 포도나무의 비유붙어있다, 머물다, 열매 맺다라는 동사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특히 머물다라는 단어가 여덟 번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정주를 서원하고 살아가는 우리 베네딕도 회원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머물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오늘 <복음>에서는 우선적으로 붙어있음을 뜻합니다. 곧 포도나무에 붙어있어서, 그 나무로부터 수액을 받아먹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떠나면 죽음이듯이,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죽는 까닭입니다.

 그러니, 머물다라는 말은 생사를 담보로 맺어지는 유대의 끈을 말합니다. 곧 뗄래야 뗄 수 없는 생명으로 유착된 상호 불가분의 긴밀한 관계를 뜻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포도나무에 붙어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결코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뭇가지가 나무에 붙어있다 하더라도,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잘려져 불에 태워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머물다는 말의 의미는 그분 말씀의 권능이 우리 안에서 열매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가지가 나무에 속해 있을 뿐 결코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는 없듯, 그분께 승복하여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맺게 되는 열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이처럼, 머물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자신을 내어주는 상호 친교상호교제입니다. 나아가 상호 교환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계신 삼위 하느님의 내주와 공유인 것입니다.

 이토록, 우리는 그분의 참 생명을 공유하고, 그분과 결합하여 한 영이 됩니다. 이를 가리켜, 사도 바오로 말합니다.

주님과 결합하는 이는 그 분과 한 영이 됩니다.”(1코린 6,17)

 

 이토록,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2베드 1,4).

 우리 안에 당신이 머무르신다는 이 놀라운 사랑의 신비 앞에, 우리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헤아릴 수 없는 자비와 신비입니다.

 이토록, 우리는 그분이 머무시는 현존의 자리요, 그분이 사랑의 열매를 이루시는 활동의 공간이요, 장소인 것입니다. 실로,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보다 앞서, 우리 안에 정주하십니다. 이 얼마나 큰 감사와 감격인가!

오늘 우리는 붙어있되, 참 포도나무인 그리스도에게 붙어있는가?

머물되 상호친교와 교제를 나누고 있는가?

열매를 맺되, 나의열매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열매를 맺고 있는가?

 

 참으로, 지금 여기 공동체 안에 머물러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행복입니다. 이미 차고 넘치는 자비요 은총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는 단지 공동체에 정주하는 회원으로 지탱하는 것을 넘어, 사랑의 실현인 열매를 맺어야할 일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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