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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믿음의 뿌리는 그분의 은총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02 조회수2,90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느 고을 수령은 피리 소릴 좋아했다. 연주에 능한 악사들에게 먹을 것과 집을 제공하며 극진히 대했다. 그런데 피리를 불어 본 적 없는 이가 속이고 이 그룹에 들어갔다. 합주 땐 부는 흉내랑 모양새는 끝내주었다. 고개 흔들고 머릴 끄덕이며 어떤 악사보다 진지했다. 몇 년을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며 보너스까지 챙겼다나. 그런데 수령이 죽자 그 아들이 뒤를 이었다. 그는 합주보다 독주를 좋아했다나. 이 소식에 그 가짜 연주자는 끙끙 앓고는 밤중에 소리 없이 사라졌단다. 엉터리가 탄로 나면 끝장이기에.

 

나는 포도나무,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서 열매 맺지 않으면 아버지께서 쳐 내시고, 열매 맺는 가지는 깨끗이 손질되어 더 많은 것을 맺게 하신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런 가지들을 불에 태워 버린다.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른다면, 너희는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그러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요한 15,1-8 참조)

 

우리는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 산다. 주님과 우리를 뗄 수 없는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고 표현하셨다. 나무 가지가 줄기로부터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받듯이, 예수님과 일치하여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예수님과 일치된 유대를 이어 가면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그분 약속이다. 주님과 우리를 묶는 건 기도뿐이며, 자신을 지키고 승리할 수 있는 것도 믿음에 따른 기도이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특히 불필요한 가지를 잘 자르느냐에 따라, 결실이 좌우된다. 따라서 신앙의 열매가 풍성해지려면 불필요한 것들을 늘 칠 수밖에는. 그러면 신앙의 열매를 맺는 데 불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자. 그것은 우리와 예수님과의 깊은 관계이다. 이처럼 그 고리 없이는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우리가 왜 신앙인인지? 교회에 한 발 더 들여 왜 봉사자가 되었는지? 자아실현을 위한 건 꼭 아니리라. 우리가 교회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하느님만을 위해 뭔가를 한다면서 자신 일을 하는 거다. 우리는 나무에 붙어있는 가지일 뿐,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나무에 붙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는 잘남 못남도, 높음 낮음도 없다. 교회 구성원 다 예수님이라는 큰 나무에 딱 붙어있는 가지인 게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신앙생활에서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자. 어정쩡하게 흉내만 낸다면 결국은 망신창이 된다. 진정한 신앙인은 기도하는 이다. 선행을 베풀면서 성사 생활에 애쓰자. 믿음의 뿌리는 은총이다. 은총과 연결되어 있으면 신앙생활은 튼튼해질 수밖에. 은총에 닿아있지 않기에 늘 흉내만 낼 뿐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포도나무,가지,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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