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5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04 조회수4,134 추천수11 반대(0)

예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글입니다.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되어 스타디움 확장을 위해 지은 지 3년이 되는 집을 헐게 되었습니다. 인부들은 지붕을 벗기려다가 꼬리 쪽에 못이 박힌 채 벽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하였습니다. 집주인을 불러 그 못을 언제 박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집을 짓던 3년 전에 박은 것이 분명하다는 대답이었습니다. 도마뱀이 3년 동안이나 꼬리에 못이 박힌 채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모두들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일이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공사를 잠시 중단하고 도마뱀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도마뱀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못에 박힌 친구를 위해 먹이를 가져다주기를 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계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신학생들 면담이 있었습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1학년 학생들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았던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생활하기 때문에 힘든 점들이 더러 있다고 말을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의 허물과 잘못이 자꾸만 눈에 보인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지적을 하고 비판을 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을 합니다.

 

동료 학생들의 허물이 자꾸만 보인다는 학생들에게는 밀과 가라지의 비유를 들어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밀밭에 가라지가 있어도 농부는 가라지를 뽑아 내지 않습니다. 추수 때가 되면 그제야 농부는 밀밭의 가라지를 뽑아 버린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서 심판은 하느님의 몫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누군가의 허물을 지적하고 비판하기 전에 나의 영적인 능력을 더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동료 학생들의 비판과 지적이 두렵다는 학생들에게는 하늘의 새와 들의 꽃을 먹이고 입히시는 하느님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들의 꽃들도 아름답게 입혀 주시고, 하늘의 새들도 먹이시는 분이시니 아무런 걱정과 두려움 없이 기쁘게 지내라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은 우리들이 지니고 있는 많은 능력을 사라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도마뱀입니다. 그러나 친구를 위한 마음은 우리 보다 훨씬 더 진한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예전에 예수님의 사랑이란 주제로 구역장, 반장 교육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죄인까지도 품어주는 사랑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자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사랑하셨고, 배반했던 제자들에게도 평화를 빌어 주셨습니다. 잘못한 사람을 몇 번이나 용서해야하는지 물었던 베드로에게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그런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수난과 죽음까지도 감수하는 사랑입니다. 친구를 위해서 3년 동안 먹을 것을 날라다 준 도마뱀에게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수난과 고통을 감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것은 도둑들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랑을 하라고 하셨고, 몸소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고, 중풍병자를 일으켜 주셨으며,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하혈하는 여인의 병을 치유해 주셨고, 죽었던 소녀를 살려 주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조건을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자녀를 키우면서도 이렇게 말을 하곤 합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지 아느냐?” 이것은 자식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끝까지 믿어주는 사랑입니다. 배반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하셨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던 토마사도에게도 불신앙을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보고야 믿습니까?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참으로 복될 것입니다.’ 토마사도는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사람을 믿는 것도 어렵지만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것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박해하였던 바오로 사도에게도 깊은 믿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교회의 큰 기둥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열정적인 사랑입니다. 열정이 없었다면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며 기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열정이 없었다면 가난했던 어부들과 함께 하느님나라 운동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열정이 없었다면 십자가의 길에서 3번씩이나 넘어지는 고통을 감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열정이 없었다면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신앙의 신비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명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분들도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나라를 전하기 위해서 그 정도의 열정과 정성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사랑의 계명은 공동체를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모든 이를 위해 모든 것이 될 수 있도록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