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6."너희는 내 사랑안에 머물러라."-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06 조회수1,927 추천수0 반대(0) 신고

 

 

요한 15,9-17(부활 6주일)

 

 부활 6주일입니다. 그리고 생명주일입니다.

 우리는 요즈음 계속해서 예수님의 마지막 담화, 곧 유언에 해당하는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당신의 관계, 당신과 그 제자들의 관계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복음>에서는 이러한 아버지와 아들 간에, 그리고 아들과 제자들 간의 사랑이, 제자들 상호 간에 지켜야 할 계명으로 제시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계명을 선포하시기에 앞서, 먼저 당신의 놀라운 사랑을 선포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이는 놀라운 사랑의 선포입니다. 이는 우리가 이미 사랑받았다는 선포임과 동시에, 당신의 그 사랑의 원천이 아버지의 사랑이심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 사랑을 받아먹은 존재들입니다. 사실 우리는 그 사랑을 받을만한 아무런 자격이 없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 호의와 자애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것은 동시에 아버지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 거룩한 사랑에 머무름으로써, 아버지와 하나 됨에 동참하기를 초대하십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뿐만 아니라, 당신 사랑 안에 머무는 방법도 미리 제시해 주십니다.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요한 15,10)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밝히시는 이유도 말씀해주십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

 

 그러고 나서, 비로소 계명을 선포하십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그렇습니다. 서로 사랑하되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지 말고, 당신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 하십니다.

그렇다면,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인가?

 

 그것은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었습니다. 그것은 먼저 사랑하고, 끝까지 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을 당신께서는 십자가에서 본보기로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요한 15,13-14)

 

 그런데, 왜 친구를 위한 사랑이 원수나 죄인을 위한 사랑보다도 더 큰 사랑이라고 말씀하시는 걸까? 그것은 원수를 사랑하여 친구로 만들라는 말씀이 아닐까요? 곧 우리가 적이 아니라, 서로 친구가 되라는 말씀이 아닐까?

 그래서 그레고리오 교종은 이렇게 해설합니다.

이는 우리가 원수를 사랑하여 그의 마음을 돌려놓을 때,

우리를 박해하는 이들도 우리의 친구가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시려는 말씀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친구가 되는 조건을 두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먼저 한분이신 아버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 분이신 아버지를 알게 된 까닭에 예수님과 서로 친구가 됩니다.

 또 사랑의 계명을 실천할 때 친구가 됩니다. 그것은 당신과의 신의와 친교를 뜻하는 것으로, 당신께서 알려주신 아버지를 함께 공유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곧 우리는 그 신의를 몸으로 드러내면서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당신이 하신 것처럼, 타인을 위하여 자신을 내놓으면서 친구가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친구로 불러 뽑으십니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 불렀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5-16)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우리를 천사로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더 존귀한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친교와 우정을 나누는 하느님의 친구로 삼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먼저 친구로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복음>에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들어주시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6)

 

 이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벗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우리를 사랑하신 까닭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까닭에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알려주시고, 친구로 선택하시고,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아버지의 권능을 입게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결국, 우리를 벗으로 선택하신 이유는 우리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얻어주기 위함인 것입니다.

 

 이토록,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버지를 알려주셨으니, 우리는 친구로 초대받았음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분을 알려주신 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진정 예수님의 친구일까? 또한 사랑하라는 계명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 예수님의 진정한 친구일까?

 , 그렇습니다. 설혹 우리가 예수님의 친구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예수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친구로 뽑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친구인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바로 그 가장 큰 사랑을 하셨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분명, 예수님의 소중한 친구입니다.

 그러니, 당신의 친구로서, 우리도 역시 바로 이 사랑에 초대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는 먼저, 친구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라는 바로 이 가장 큰 사랑에 초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아멘.

 

 

관련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