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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고통 속에 묻어나는 찐한 향기 / 부활 제6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11 조회수1,731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해산의 고통만큼 큰 고통은 없단다. 아이를 낳아 본 여자는 그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할 게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남다른 애정으로 자식을 대한다. 아픔이 컸던 만큼 애정도 큰 까닭이리라. 요즘은 마취제를 이용하는 무통 분만도 있다나. 아픔이 없이 낳은 아기와의 대면은 어떠할까? 산고를 겪을 때만큼의 그 눈물을 또 흘릴 수 있었을까

 

해산할 때에 산모는 심한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에.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태어난 기쁨으로 고통을 잊어버린다.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이지만, 내가 너희를 다시 보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요한 16,21-22 참조) 예수님의 온갖 모욕과 고통, 수난 이후의 참된 고통 뒤에 찾아오는 기쁨은 부활로써 분명하게 드러내 보이신단다

 

사실 우리가 현재 체험하는 이 고통도 더 이상의 고통이 아니다. 왜냐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현재의 고통을 더 이상 알 게 내버려두지 않을 수 있기에. 따라서 주님께서 마련하신 만남의 기쁨인 희망의 날을 생각하면, 현재의 고통은 더 이상 큰 고통으로 느껴지지 않으리라. 고통도 삶의 불가결한 한 요소일 테니까.


삶은 아름답지만, 산다는 게 어쩜 연속적으로 찾아오는 고통스러운 일들을 감당하는 것일 수 있으리라. 이런 고통의 전부를 우리 이성만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고 대처할 묘한 답도 없다. 그래서 자연 신앙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밖에. 고통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길들여진 이는, 그 무시무시한 죽음마저도 결단코 두려워하지 않을 게다.

 

말년에 파킨슨병으로 고통을 당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병자와 고통 받는 이들에게 여러분의 고통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수행하시는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진정 가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수난 다음에 오는 부활의 기쁨은 클 것이며, 그것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기쁨이라는 거다.

 

우리는 가끔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예수님께서는 왜 저렇게 고통스럽게 돌아가셔야 했을까?’라고 가끔은 생각하곤 한다. 사실 제자들의 마음도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들었을 때, 낙담과 걱정, 불안과 공포로 가득 찼으리라.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수난후의 부활 기쁨을 꼭 기억하라시며, 그것은 아무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것이라나.

 

우리가 영적으로 새로 태어나려면 영적인 해산의 기쁨의 순간이 있어야만 한다. 고통 없이 안락함만을 좇으며 산다는 건 거짓의 나만을 붙잡는 삶만 되리라.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고통이 깊은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라고. 신앙인에게는 이런 고통 속에 피어나는 사랑의 향기가 곳곳에서 묻어나야만 할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고통,기쁨,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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