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12 조회수2,924 추천수10 반대(0)

교구 성소후원회는 지구장님들의 봉사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교구에는 18개의 지구가 있고, 성소후원회의 지구장들도 18명이 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면담을 통해서 지구장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지구장들의 임기가 없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래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녀님은 지구장들의 임기를 정하였고, 지금은 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후임자에게 지구장 자리를 넘겨주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임기를 정하는 것을 걱정하였습니다. 후임 봉사자들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오래하면 경험이 쌓여서 더 잘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금요일 성소후원회 월례미사에서 2분의 지구장이 감사패를 받았고, 후임 지구장들이 인사를 하였습니다.

 

요즘 그리스도교의 아주 큰 전환(Belonging to the Universe)'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영성과 종교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책입니다. 책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종교 없는 영성은 가능하지만, 영성 없는 종교는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종교라면 영성을 빼놓고는 안 된다. 신학의 이론이 없어도 종교는 가능하다. 그러나 종교와 종교적 영성 없이 제대론 된 신학이 나올 수는 없다. 영성이란 종교적인 체험이 일상으로 젖어드는 존재 양식이다. 우리의 영성은 신학의 단계, 윤리의 단계, 예식의 단계를 걸쳐서 삶으로 드러난다.”

 

우리가 하느님께 속한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신학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교리와 윤리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속해 있음에 감사드리는 것이 예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속해 있음을 체험하고, 삶으로 드러내는 것이 영성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하느님께 속해 있음을 체험하셨고, 그것을 전 생애를 통해서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영성을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종교가 되었고, 종교의 틀을 드러낸 것이 신학이 되었고, 감사의 제사가 미사가 된 것입니다.

 

참된 신앙은 청하면서 함께 삶이 뒷받침이 되는 신앙입니다. 야곱은 아버지 이사악에게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행복했던 것은 아닙니다. 야곱은 20년간 눈 부칠 겨를도 없이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였습니다. 라헬과 레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서 14년간을 일하였습니다. 야곱은 12명의 아들을 낳았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고향으로 올 수 있는 복을 받았지만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참된 신앙은 하느님께 청하면서 삶의 터전에서 하느님의 뜻과 계명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사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도들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신앙을 증거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도들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놀라운 축복을 주셨습니다. 황무지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믿음의 결실들이 아시아의 각 지방에서 맺어졌습니다.

 

우리들의 복자, 성인들 역시 한국 천주교회 초기에 신앙을 증거한 사도였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는 바로 한국 교회의 사도행전입니다. 지금 우리는 피를 흘려야 하는 박해의 시기를 지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어느 박해의 시대보다 더 커다란 배교의 유혹에 직면해 있습니다. ‘물질 만능주의와 자본주의는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물질과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다원주의와 이성 중심의 생각은 유일하신 하느님을 상대화하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이 시대에 새로운 사도행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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