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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너는 나를 정녕 사랑하느냐 / 부활 7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18 조회수2,030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당신 사랑을 세 번이나 물으시고는, 당신 양들을 잘 돌보라신다. 이는 당신이 겪은 박해와 순교의 고통을 잘 받아 넘기라는 것일 게다. 자기만 살려는 이, 자기 목숨을 내놓을 수 없는 이는 결코 목자가 될 수 없다는 거다. 베드로는 자기를 내어놓는 게 사랑이며, 십자가 죽음에 피어난 생명만이 부활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예수님은 왜 세 번이나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셨을까?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시면서, 그에게 사랑의 고백을 세 번씩이나 듣고 싶어 하신 이유는? 어떤 이는 그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배반을 했기에, 다시 세 번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나. 그러나 그분은 베드로의 지나간 잘못을 꼭 꼬집어 들추어내실 분이 아니시다. 그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눈물을 흘릴 때 그의 나약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아시는 분이시기에, 이미 그의 잘못은 안중에도 없으셨으리라.


이렇게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고백토록 한 것은, 두 분의 관계보다도 예수님의 양들을 향한 사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에게 세 번씩이나 당신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게 하신 건, 그의 마음속에 당신을 향한 사랑을 새기시려는 것일 게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그 양들이, 그들의 양 떼가 아니라 예수님 당신의 양 떼이기에.


그리고 그만큼 사랑이 힘들다는 뜻도 지녔으리라. 사랑을 받아 준다는 것은 마음먹는다고 꼭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착하고 편안한 이만 받아 주기는 쉽다. 하지만 까다롭고 귀찮은 이는 애정으로도 대하기가 어렵다. 아무나 할 수도 없다. 지도자의 참모습은 그때 드러난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그가 답변할 때마다 예수님은 당부하셨다. 베드로의 양이 아닌, 예수님의 양이기에. 그만의 사람이 아닌, 예수님 사람이기에.

 

주님을 따르는 것은 이처럼 자신의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임을 잊지 말자. 이것이 주님 치유방법이고 위로일 게다. 진리에 따르는 삶, 목숨을 걸고 사랑을 지키는 삶에 대한 당신 사랑에로의 간절한 초대이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그 길에 온갖 수모와 도전의 무거운 그늘 속에서도, 진실을 만나는 어려운 걸음을 선택한 이에게 주어지는 은총의 선물인 게다. 진리에 목숨을 걸고 사랑을 지키는 삶에 대한 초대일 게다.

 

베드로가 예수님 곁을 지키지 끝까지 못했으며, 자신의 안락을 위해여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던 나약한 모습을 본다. 이런 불안이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하는 그 시간에, 그의 마음속 깊이 늘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을지도.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던지신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질문은 그에게 아픔이자 슬픔이었다. 그가 차마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상처를 사랑하느냐?’라는 그 질문으로 바로 바라보게 하셨다. 이렇게 깊고도 더 강해진 사랑을 그가 고백하게 하고, 그 길을 다시 선택하도록 이끄신 거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베드로,사랑,어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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