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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29 조회수2,771 추천수11 반대(0)

 

본당 성소 후원회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포이동 성당엘 다녀왔습니다. 포이동 성당은 구룡사와 문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면서 성당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함께 기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 놓았습니다. 성당에서는 사찰에 오시는 분들이 주차할 수 있도록 성당의 주차장을 개방하였다고 합니다. 사찰에서도 성탄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는다고 합니다. 동자들이 구유에 와서 경배한다고 합니다. 이웃의 종교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부처님도 예수님도 바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님의 사랑이 함께 하셔서 남과 북이 평화와 번영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당들은 당리당략을 앞세우기보다는 국민의 행복과 미래를 앞세우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4년 전 교황님께서 시복식을 주례하였습니다. 저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의 영성분과에서 일하였습니다. 시복식을 위한 기도문을 제작하였고, 심포지엄을 준비하였고, 순교자들의 영성을 기억하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순교자 영성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순교 영성이란 말은 흔히 순교 정신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곧 순교자들이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까지의 모든 신앙과 신념과 모범적 삶 모두를 총칭하는 것입니다. 오직 하느님을 위해서 많은 것들을, 생명까지도 포기하며 사는 삶, 그리스도와 닮은 삶을 사는 것, 바로 그것이 순교 영성, 순교 정신입니다.

첫째, 순교 영성은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1고린 10, 31)이어야 합니다. 순교 영성은 바로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순교자들은 언제나 하느님을 향해 살았고, 하느님을 위해 근본적 결단을 내리며, 하느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살았습니다. 순교자들의 죽음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세상에 밝혔을 뿐입니다. 사실 박해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지 않고 이 세상을 오랫동안 살다가 떠났을지라도 그분들의 하느님을 향한 마음과 열정은 변함이 없었을 것입니다. 죽든지 살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고 그분의 뜻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고 사는 삶이 순교 영성입니다.

 

둘째, 순교 영성은 포기함입니다. 어떤 것을 포기하든지 간에 포기함 없이 순교는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많은 순교자가 자신의 모든 욕망을 억제하고 하느님의 영광과 그분의 뜻을 따르기 위해 많은 것을, 가장 소중한 목숨까지도 포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그것을 뛰어넘어 순교하고자 하는 자신의 원의 까지도 포기했습니다. 꼭 외적으로 목숨을 버리지 않더라도 하느님을 위해 많은 자리를 비워 놓으며 그분의 뜻을 따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는 신앙생활이, 그러한 신앙의 자세가 바로 순교 영성입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 24) 

 

셋째, 순교 영성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문학 안에서 나타나는 순교의 특성은 스승이며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음'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으며, 순교자들의 원형이 되셨습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기꺼이 죽임을 당하신 스승을 따라 순교하는 것은 은총이며, 사랑의 증거입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소중한 목숨을 바치는 순교가 스승이신 그리스도와 가장 긴밀하게 일치하는 것이며 그분을 가장 가까이 따르는 길임을 깨달았고, 길을 따랐으며 다른 이들에게도 그 길을 따를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순교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행위라고 할 때, 순교자의 고통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함께한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순교자의 자세가 그분의 자세 즉 사랑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순교자들의 삶을 살지 못하고 그분들의 정신을 기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알맹이 빠진 껍질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자그마한 일상에서 순교하는 삶,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제일 먼저 생각하고 그분을 위해 많은 자리를 비워 놓으며 그분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는 신앙생활이 오늘날의 순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로 신앙생활을 할 때, 우리의 순교자들이 목숨 바쳐 지킨 신앙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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