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8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30 조회수2,505 추천수9 반대(0)

 

교구청 마당에는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있습니다. 제 방은 5층이기 때문에 나무와 마당을 볼 수 있는 기쁨이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아름답게 춤을 춥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바람이 불어서 나뭇잎이 춤을 추는 것인지, 나뭇잎이 춤을 추니 바람이 부는 것인가! 분명 바람이 불기에 나뭇잎은 춤을 추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뭇잎이 없다면 바람이 불어도 춤추는 나뭇잎을 볼 수 없습니다. 겨울에는 더 많은 바람이 불지만 춤추는 나뭇잎을 볼 수 없습니다. 모두 낙엽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건강검진을 받는 날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제가 몸을 어떻게 돌보았는지 숙제 검사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지만 건강검진은 언제나 긴장과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음주를 자주 하는 것도 걱정입니다. 건강검진은 2가지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건강문제를 미리 점검하는 것입니다. 미리 발견하면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숙제가 있으면 공부를 하듯이, 건강검진이 있으므로 건강을 위해서 자신을 돌보라는 것입니다. 올해도 숙제 검사를 잘 받으면 좋겠습니다.

 

신앙인들은 몸의 건강도 잘 돌보아야 하지만 영혼의 건강도 잘 돌보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영적으로 메말라 있습니다. 교회는 영적인 메마름을 채워주려는 노력을 게을리했습니다. 한국교회의 건강검진을 했던 책을 읽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외형적으로 성장을 하였지만,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교회 성장에만 몰두하여, 하느님의 뜻과 진리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일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재정의 3.88%만 불우이웃 돕기와 사회에 대한 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교회가 총체적인 인간과 세계의 해방을 위한 하느님 나라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영적인 구원을 위한 기관과 조직으로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안식일, 율법과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셋째는 기복적이며 내세 지향적인 신앙으로 인해 개인의 영혼 구원에 치중하면서 세상에서의 책임과 공동체적인 의무를 소홀히 하는 점입니다. 사회적인 모순과 구조적인 악에 대해서 교회는 공동선을 추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넷째는 예수 그리스도는 영혼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분으로 경배 될 뿐, 우리도 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야 하는 삶의 모델로는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적인 건강을 위한 길을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립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습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영적인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고 합니다. 세상의 기준인 성공, 명예, 권력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런 삶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꽃과 같다고 합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영혼이 순수해져야 한다고 합니다. 주 예수를 믿는 사람은 썩어 없어지지 않는 씨앗, 곧 살아 계시며 영원히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새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결실과 영광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니면 그곳이 길이 되는 것입니다. 길이 있어서 사람들이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희생의 길, 봉사의 길, 사랑의 길, 나눔의 길을 가다 보면 저 멀리서 하느님 나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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