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30."너희가운데서 첫째가 되려는 이은 모든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5-30 조회수2,835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르 10,32-45(연중 8주 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앞에 서서 예루살렘으로 가십니다. 뒤따르는 제자들은 두려워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 보상을 꿈꾸며 따라가지만, 죽으러 가는 길인지라라 사뭇 참담한 분위기입니다.

 오늘 <복음>의 앞 장면에서, 베드로는 저희가 가족도 집도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마르 10,28) 라고 말하였지만, 진정 버린 것이 아니었던가 봅니다. 진정 예수님 때문에 따르는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사실, 베드로로만 그런 것도 아닌 가 봅니다. 야고보와 요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 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마르 10,37) 라고 말합니다. 그들도 진정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제자들 역시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그들도 진정 버리고 따르지 못한 까닭에 이렇게 말하는 두 제자들은 불쾌하게 여깁니다.

참으로,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마에스트로 엑카르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자신의 왕국이나 세계 전체를 떠났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그대로 움켜쥐고 있다면, 실상 그는 아무 것도 떠난 것이 아니다.

진정, 자기 자신을 놓아야,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놓은 사람이다.”

 

 이는 자신과 세상과 가족을 놓았을 뿐만 아니라, 바로 그것들을 놓은 그 자신마저 놓아야, 진정 놓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렇다. 참으로 우리가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하더라도, 막상 떠나 온 자신으로부터 떠나지 못한다면, 결코 평화롭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떠나 온 자신에게 여전히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43-44)

 

 제자들은 비록 집과 가족을 떠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진정 따르는 자들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러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자들은 주님을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따르고자 하는 자기 자신을 따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단순히 떠나왔다고 해서, 따르는 자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 섬기는 자라야 비로소 따르는 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섬김은 떠나 온 자의 행위라기보다, 따르는 자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미 떠나 온 자신을 떠날 때라야, 진정 섬기는 자가 됩니다.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버리고 오신 당신 자신을 버리셨습니다. 아버지를 떠나오시고, 떠나오신 자신을 떠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진정 버려야 할 때입니다. 이미 버리고 온 자신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그렇게 버림으로써 섬겨야 할 때입니다. 섬기는 자라야 진정 버리는 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섬기는 자라야 진정 따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