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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보 같은 하느님 사랑 / 연중 제9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3,069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의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마르 12,1-12)’에는 예언자를 알아보지 못한 이스라엘의 비극적 일이 아닌 당신이 선택한 유대인, 아니 전 인류를 안으려는 하느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치 자식에게 속는 줄 알면서도 필요한 것을 보내시는 부모 마음처럼, 인간사랑 때문에 매 맞아 박해로 죽임당할 줄 뻔히 알면서도, 당신은 끊임없이 사랑을 주셨다. 이 바보 같은 그분 사랑은 가히 예수님으로 그 절정에 이른다.


사실 성경의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이시다. 그리고 악한 소작인들은 유다의 지도자들일 게다. 하느님은 유다에 예언자들을 끊임없이 보내셨다. 그러나 그들은 그분 말씀을 듣지 않고 예언자들을 조롱하고 박해하였다. 그러자 마지막에는 당신 아들을 보낸다. 그들은 전과같이 고집에 잡혀, 순종은커녕 악하게도 드디어 그 아들마저 잡아 죽인다.


하느님은 이만큼 당신 자녀를 끝없이 사랑하셨다.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그만큼 많이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게다. 이게 도리이다. 유다인들은 하느님 사랑을 참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랑을 배반한다. 그분 사랑 많이 받을수록 책임도 그만큼 크게 되리라. 이제 포도밭 주인은 소작인들을 바꾸면서 포도밭을 다른 이들에게 넘길 것이다.


어쩜 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마술이란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고, 늘 부족한 듯 목말라한다나.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일 게다. 포도밭 주인이신 하느님은 이제 우리에게 그 포도밭을 넘겨주셨다. 곧 아드님까지도 우리에게 주셨다. 포도밭의 일꾼인 우리도 다른 이를 위해 바보 같은 사랑을 해야만 하리라.

 

하지만 이중적인 우리는 두 얼굴로 사랑한다. 좋으면 달려가고 싫으면 돌아선다. 그러기에 사랑과 미움, 배신과 뉘우침의 반복이다. 오직 한 길이야말로 하느님을 닮는 행위인데도. 그분은 계산하지 않으셨다. 그토록 은혜를 저버린 소작인이었지만, 당신께서는 사랑으로 기다리셨다. 계산하지 않고 순수하게 사는 방법마저도 끝내 지키셨다.

 

다정한 말 한마디가, 온화한 눈빛 하나가 이웃을 기쁘게 만든다. 베푸는 따듯한 말 한마디가 자선이 되고, 웃음 가득한 표정이 의인을 만든다. 우리는 매일 만나는 이에게 얼마나 기쁨을 주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자. 가까이 지내는 이에게 먼저 의인이 되어야 참된 길로 나아갈 게다. 한 개인의 삶에서도 하느님 사랑은 이렇게 다가온다.

 

우리는 주어진 포도밭을 잘 가꾸어 열매를 잘 맺으라고 많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 또한 죄악을 저지르는 그 모든 일체를 멀리하고자 기도한다. 저 바보스런 하느님 사랑은 이렇게 우리 삶에서 상처 입은 예수님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 있다. 바보 같은 그분 사랑 이야기는 이제 옛날 옛적의 그것이 아닌, 바로 오늘 우리의 이야기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포도밭,소작인,하느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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