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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법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6 조회수2,80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법>



복음: 마르코 12,28ㄱㄷ-34





예수님 십자가의 길


MEMLING, Hans 작, (1470-71)


 

    

 

인간의 굴레는 작가인 서머셋 모옴의 자서전적인 삶을 담은 내용의 책입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다가 어머니마저 일찍 여의고 친척 집에서 어린 시절을 지낸 그는 학창 시절을 무척 외롭고 힘들게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살아 있을 때 항상 아들에게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습관적으로라도 기도를 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완전한 신뢰심을 가지고 내 다리를 본래의 모습대로 고쳐 주시면 하느님께서 정말로 계심을 믿고 주님의 말씀대로만 살겠습니다.”라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에 분명히 다리가 정상적으로 되었다고 믿고 침대에서 일어나 두 발을 내디뎌 보았습니다. 완전한 믿음은 반드시 보상을 받을까요? 그러나 그의 다리는 변하지 않고 여전히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아침 이후 신앙을 버립니다. 결국 서머셋 모옴은 버틀란트 러셀과 함께 영국의 지성 가운데 대표적인 그리스도교 회의론자가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법이 모든 율법의 근간임을 잘 깨우친 율법학자에게 하늘나라에 가까이 와 있다고 칭찬해주십니다. 심판이 사랑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사랑의 실천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만 알아도 이미 하늘나라 문 앞에 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지식은 거기까지입니다. 문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지식은 아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알려고 해도 한 사람도 온전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사람을 이해한다고 하고 하느님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나 너 알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 치고 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 너 이해해!”, “그래, 네 맘 알아!”라는 말을 거의 하려하지 않습니다. 지식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문 앞까지만 인도할 뿐 그 사람의 내면까지 알 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책으로 바다에 대해 배웠다고 바다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소우주라고 합니다. 바다와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세계가 뭉쳐진 것이 우리 자신들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은 말할 것도 없고 하늘나라 또한 그렇습니다. 우리의 지식을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그분께 구원을 청하고 자비를 청해야합니다.

 

물론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사랑을 통해서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하면 하느님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사랑이 가장 큰 율법임을 아는 것까지가 지식이고 그 지식은 무언가를 아는 바로 문 앞까지만 인도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아는 사랑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내가 사랑이 되면 하느님처럼 알 수 있게 됩니다.

바다 밖에서는 바다를 온전히 알 수 없습니다. 바다 속에 들어가 봐야 합니다. 그러면 밖에서 보던 바다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더 바다를 알고 싶으면 마치 소금인형처럼 바다에 녹아버려 바다와 하나가 되면 됩니다. 바다와 하나가 되었다면 이제 바다를 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식은 바다까지 인도하고 그 다음부터는 사랑이 바다를 알게 하고 바다와 하나가 되게 만듭니다. 사랑 없이 안다고 말하는 것은 비난하고 심판하는 것입니다. 먼저 사랑해야합니다. 그러면 알게 될 것입니다.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모든 것을 참아줄 수 있게 됩니다. 안다면 왜 참아줄 수 없을까요? 모르니까 못 참는 것입니다. 못 참으면 심판하지 말아야합니다. “나는 저 사람이 왜 저러는 지 알아!”라고 말하며 화를 낸다면 말이 안 됩니다. 알면 왜 화가 나겠습니까? 남편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어렸을 때의 상처 때문임을 알았다면 오히려 화가 나지 않고 연민의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화를 내며 상대를 비난하는 사람은 상대를 알지도 못하고 사랑하려고도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고 이해합니다. 그래서 사랑은 모든 것을 용서하고 모든 것을 참아내며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이렇게 될 때 하늘나라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모든 지식의 한계는 사랑만으로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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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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