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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9 조회수2,354 추천수11 반대(0)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시력, 심전도, 폐활량, 혈압, 안압, 청력, 초음파, 신체계측, 혈액, 위장에 대한 검사를 받았습니다. 어떤 곳은 양호하다고 합니다. 어떤 곳은 지켜보자고 합니다. 어떤 곳은 추적 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자세한 결과는 2주 후면 알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몸의 각 지체가 기능을 잘하고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서는 건강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몸의 지체들은 마음에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됩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길을 잃어버렸던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어머니와 가족들은 모두 놀랐다고 합니다. 5살 때의 일이기에 저도 기억은 납니다. 저는 큰길에서 버스를 탔고 어딘가에서 내렸습니다. 당연히 돌아가는 버스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길을 걷다가 파출소로 들어갔고, 다음날 아버님께서 저를 찾으러 오셨습니다. 이것이 저의 기억인지, 부모님께서 제게 들려주신 기억인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제가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이고, 제가 파출소에서 하루 지냈다는 것입니다.

 

몸의 건강은 건강검진을 통해서 돌볼 수 있습니다. 목적지는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찾아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길을 잃어 방황하는 때가 있습니다.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되었으면 우리의 마음에 주님께서 함께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은 다른 곳을 찾아서 헤매곤 합니다. 재물에 우리의 마음이 머물기도 합니다. 명예에 우리의 마음이 머물기도 합니다. 권력에 우리의 마음이 머물기도 합니다. 재물, 명예, 권력이 우리의 마음에 들어와 있으면 주님께서 함께하실 자리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걱정 때문에, 근심 때문에, 불안 때문에, 욕심 때문에, 시기심 때문에 마음의 문이 닫히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크지만, 하느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가득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닫혀 있으면 들어오시지 못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예수님의 마음은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하셨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요? 성모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기를 원하셨을까요? 십자가의 무게가 무거워 3번씩이나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시기를 원하셨을까요? 옆구리를 창에 찔리시기를 원하셨을까요? 제자들도 다 도망가고, 혼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시기를 원하셨을까요? 아니면 평범하게 직장을 구하고, 좋은 여자 만나서 가정을 이루기를 원하셨을까요?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면서 살기를 원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의 마음을 헤아려서 그렇게 고난의 길을 가셨을까요?

 

예전에 학생운동을 하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교에 입학했고, 졸업만 하면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할 수 있던 친구들입니다. 그런 친구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데모했고, 데모하는 과정에서 형사들에게 쫓기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수배자가 되었고, 교도소에도 가게 되었고,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좋은 직장은 구할 수 없게 되었고, 그들이 그렇게 바랐던 민주화는 이루어졌지만 많은 학생은 아직도 고문의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 학생들의 어머니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의 건강, 성공, 출세, 결혼을 바랄 것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어떤 아들은 세상의 것들을 추구하기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 불의한 일에 저항하는 일,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일을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일을 먼저 하였던 예수님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억울하게 비참하게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아드님을 가슴에 묻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모님의 마음을 티 없으신 마음이라고 말을 합니다.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시고,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복되시고 영화로우신 동정녀여!’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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