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0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14 조회수2,679 추천수9 반대(0)

 

왼쪽 손목이 부어서 잘 가는 침술원엘 갔습니다. 원장님은 부은 손목을 치료하지 않으시고 오른손에 침을 놓으셨습니다. 신기한 것은 반대편에 침을 놓는데도 왼쪽 손목이 편해지는 것입니다. 원장님은 얼음찜질하거나, 감자를 썰어서 손목에 붙여 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부은 손목에 침을 놓으면 오히려 더 부을 수 있다고 합니다. 왼쪽 손목은 시간이 지나 부은 것이 가라앉으면 침을 놓는 것이 좋다고 하십니다.

 

저는 원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감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화가 나 있을 때는 잠시 멈추는 것이 좋았습니다. 화가 나서 결정하는 것들 때문에 때로 일을 그르치기도 했습니다. 화가 나 있는 상대방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도 결과는 신통치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화가 난 감정을 추스르면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하면 좋은 방법이 떠오를 때가 많았습니다. 화가 난 상대방도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면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할 때가 있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상대방의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현명한 방법 같습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요한복음 8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죄를 지은 여인을 예수님께 데려왔습니다. 손에는 돌이 있었습니다. 그런 죄를 지은 사람은 율법에 따르면 돌로 쳐서 벌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떨고 있는 여인을 보셨습니다. 감정에 휩싸여 눈에는 핏발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아서 글을 쓰셨습니다. 글을 쓰면 마음이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벌을 주어야 한다는 분노를 가졌던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졌습니다. 떨고 있던 여인도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십니다. ‘여러분 중에 죄가 없는 사람이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시오.’ 그리고 여인에게도 이야기하십니다. ‘나도 그대의 죄를 묻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다시는 죄를 짓지 마십시오.’

 

어제는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감정에 얽매이기보다는 국민의 선택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더욱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기대한 것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역시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잘못된 것들을 고쳐나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인공위성이 없고, 기상 관측기구도 없던 옛날에는 자연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 지혜롭다 하였고, 자연의 이치를 아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은 바람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었고,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것이 적벽대전입니다. 이슬람 제국이 해상 무역을 통해서 신라의 경주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바람을 이용할 줄 알았고, 경도를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콜럼버스가 바람만을 이용해서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편서풍이 있다는 것을, 무역풍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엘리야도 바람의 방향을 예측하였습니다. 먹구름이 흘러오는 방향을 예측했습니다. 가물었던 땅에 비가 내릴 것을 예측했으니, 그 옛날에 위대한 예언자로 불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 인공위성, 기상관측 기구를 통해서 원하는 곳을 쉽게 갈 수 있고, 1주일 혹은 한 달가량의 날씨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혜롭다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지혜로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갈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인공위성으로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파처럼 겉모습만 하느님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신앙인은 세상 사람들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하고, 세상 사람들보다 더 나누며,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참된 지혜는 며칠 앞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