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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은 남는 장사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15 조회수1,57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사랑은 남는 장사>



복음: 마태오 5, 33-37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루벤스(RUBENS) 작, (1612)


 

  

 

    

 

동운상인이라는 지인이 여주장터 먹거리 빈대떡 집을 멘토링 한 이야기입니다.

 

우연히 여주 5일장 구경을 갔는데 다른 집들은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줄을 서 있는데, 그 집만 아주머니 둘이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 맥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뭔가를 팔아주려고 자리를 잡고 앉아 빈대떡과 막걸리를 시켰다.

막걸리 한 잔과 빈대떡을 맛보고 그 집에 왜 손님이 없는지를 알았다. 한마디로 음식 맛이 형편없었다. 기본적인 맛도 없고 지저분한데다, 말라 비틀어져 있는 반찬은 어쩌다 한 번 온 손님마저 다시는 안 찾게 만들 형편이었다.

그래서 아주머니께 사실대로 말하고 내 명함을 건네며 조금 도와드리고 싶은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반색하며 남편의 사업 실패로 생각도 없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장사라 뭐가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주변 지인들이 시키는 대로 대충 하고 있는데 역시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주머니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노점음식이지만 좌판에 무늬가 있는 커버를 깔게 하고, 음식의 기본 간하는 방법 및 돼지껍데기와 닭발의 다대기 레시피를 알려주고, 돼지껍데기는 싸니까 막걸리 잔술을 팔면서 그냥 서비스로 제공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장이 서는 날 일부러 찾아가 음식의 간을 봐주고 제대로 하도록 멘토링을 해 주었다.

그러자 불과 한 달 사이에 손님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집이 되었다. 그리고 2년여가 지난 얼마 전 다시 방문했을 때도 여전히 줄을 세우고 장사하고 있었다. 나를 보자 반가워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그간 더 발전해서 국밥까지 하고 있다는데, 맛을 보니 매우 좋아 칭찬해주고 왔다. 물론 음식 값은 아무리 주려해도 받지 않고, 되레 이것저것 싸주는 덕분에 도망(?)을 나와야 하는 기분 좋은 처지가 되었다.

[출처: ‘몽실식당 이야기’, 김동운, 자유문고]

 

평생 쌓아온 노하우로 짧은 시간 동안 멘토링을 해 주었는데도 한 아주머니에게는 생명과 같은 은혜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누군가에겐 작은 것인데도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과 같은 소중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 있습니다. 피와 같은 것이 그렇습니다. 피는 다시 생겨나니 괜찮지만 누군가는 그 피가 없으면 목숨을 잃습니다. 성령도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무한하신 사랑이기에 성령을 주실 수 있지만 우리는 성령께서 오시지 않으면 구원에 이를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이 성경에서는 겉옷으로도 표현됩니다. 겉옷이 두 벌인 사람은 상관없겠지만 한 벌인 사람은 겉옷이 없으면 밖에도 나갈 수 없을뿐더러 밤에 잘 때 덮지도 못하고 떨어야합니다. 사랑은 마치 이와 같아서 우리가 주어도 별로 준 것 같지 않은데 누군가에겐 생명의 은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주지 않는다면 자비가 전혀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 따뜻한 눈길 한 번. 이것은 어떤 사람에겐 절망도 이기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엘리야는 길을 지나다가 열두 겨릿소를 부리고 있는 엘리사를 보고는 그에게 자신의 겉옷을 걸쳐줍니다. 그러자 엘리사는 바로 겨릿소를 잡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고 또 나머지는 쟁기를 부수어 그 위에 구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게 합니다. 그리고는 엘리야를 따라 그의 시중을 듭니다.

밭을 가는 소가 열두 마리라고 하면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가난하지만은 않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소는 자아를 상징합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에게 사로잡혔거나, 세상 것에 사로잡혀서 고생만하고 사는 사람을 상징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겉옷은 성령이요 사랑을 상징합니다. 자신의 겉옷을 준다고 자신이 죽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놓습니다. 엘리야는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은 한 것도 없는데 왜 그러느냐는 식으로 말합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였다고 이러느냐?”

성령을 받으면 하느님도 사랑하게 되고 이웃도 사랑하게 되고 그 성령을 준 사람도 사랑하게 됩니다. 성령이 들어오시면 하는 일이 자아를 잡아 하느님께 제물로 드리게 하고 이웃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며 그렇게 자아로부터 자유롭게 해 준 성령을 주신 분을 위해 봉사하게 됩니다.

 

사랑이 이와 같습니다. 자신은 크게 한 것도 없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데 상대는 목숨을 구해준 것처럼 감사해합니다. 부모님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녀들은 부모님이 없었으면 자신들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남는 장사가 사랑입니다. 남는 장사라면 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일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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