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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비유를 못 찾으면 진리를 모르는 것이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16 조회수2,26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연중 제11주일

 

 

<비유를 못 찾으면 진리를 모르는 것이다>

 


  

 


복음: 마르코 4,26-34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사제가 되니 신자들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각자가 말하는 사랑의 의미는 다 다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각자가 각자 나름대로의 사랑의 정의를 내려놓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사랑의 단어만 아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부모님의 사랑을, 어떤 사람은 연인의 사랑을, 어떤 사람은 십자가를 생각할 것입니다. 각자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사랑을 구체적으로정의해보라고 할 때 사랑은 그냥 사랑이죠, .”라고 대답하면 저는 ,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지상의 것이 아니라 천상의 것입니다. 인간이 천상의 것을 인식하는 방법은 지상의 것을 통해서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인 그리스도를 통해서인 것과 같습니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던 헬렌 켈러는 짐승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하도 난폭하고 거칠어서 어떤 선생님도 버티어내지 못했습니다. 오직 설리반 선생님만이 헬렌 켈러를 사람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설리반 선생님이 헬렌 켈러에게 물었습니다.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선생님이 나를 꼭 안아주는 거.”

 

만약 헬렌 켈러가 사랑이 무엇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하려한다든가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고 했다면 헬렌 켈러는 아직 사랑을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리와 가까워질수록 그 진리를 이 세상 것에 비유하여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의미를 모른다면 비유할 것을 찾아낼 수도 없습니다.

비유를 찾아낼 수 없으면 아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영혼도 있지만 육체도 있기에, 육체에 관계된 것을 통하지 않고서는 영혼에 전달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성체도 밀떡 모양으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벌들이 사라져 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일입니다. 한 천재 과학자가 꿀에 대한 수만 페이지의 논문을 썼습니다. 그것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꿀의 맛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우연히 들에서 꿀을 먹어보고 그 과학자의 강의에 참석하였습니다. 천재 과학자의 말이 다 맞는 것은 같아도 또 매우 모호하게만 들립니다. 이에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했습니다. 화가 난 천재 과학자는 그럼 꿀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설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계속 설탕과 같이 달기도 하고 엄마의 달콤함과 같기도 하며 사랑의 부드러움도 들어있다는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그를 비웃었지만 정작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많은 사람 가운데서 비유를 찾아낼 줄 알았던 그 아이였던 것입니다.

 

정작 진리를 아는 사람은 그것을 이 세상의 것으로 비유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이 세상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꿀의 맛도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면 하늘의 진리를 어떻게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라고 하시며 겨자씨와 같고, 밭에 묻힌 보물과 같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과 같다는 식의 비유로만 말씀하신 것입니다. 비유가 가장 구체적인 표현법입니다. 그래서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말합니다. 비유로만 말씀하셨다는 뜻은 진리만 말씀하셨다는 뜻입니다.

 

거룩하다는 뜻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막연하게 이 세상에서 거룩한 행위를 하면 거룩해지는 줄 압니다. 그러면 저는 천사들은 거룩한가요?”라고 물어봅니다. 거룩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천사들은 거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천사들이 하느님을 거룩하시다고 찬송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까지 거룩하다면 그 말로 하느님을 찬미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로 볼 때 하느님만 거룩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상 것에서 거룩한 것을 찾아야합니다. 무엇이 거룩할까요? 성체를 거룩하다고 합니다. 성체 안에 하느님이 들어와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그 성체를 영한 사람들도 거룩합니다. 그 안에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거룩하다는 뜻은 이렇듯 세상 것에서 그 비유를 찾을 때 더 명확해집니다.

생명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 죄를 지은 아담과 하와가 먹지 못하게 한 것이 생명나무입니다. 그런데 이 생명나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 생명나무를 이 세상 것에서 찾으면 뜻이 명확해집니다. 바로 성탄트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으면 영원히 살게 됩니다. 그러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명나무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태어나신 성탄절 날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를 성탄트리로 장식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 안에 진리가 있다면 그리고 그 진리를 선포하려한다면 비유를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알고 있는 뜻도 명확해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 진리를 명확히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발을 붙이고 있으면서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한다면 자신도 진리를 모르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말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비유를 찾아낼 줄 알아야합니다. 구체적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고, 비유를 찾지 못하면 진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도 시험지를 제출할 때 그림을 그려내라고 합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그림으로 그려 자신의 것으로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이해하면 자신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여자 아이는 사람을 잘 그리고 남자 아이는 자동차를 잘 그립니다. 알면 잘 그리게 돼 있습니다. 잘 그릴 수 있다면 아는 것입니다. 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유를 잘 들 수 있다면 그 사람 안에 진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책 한 권을 읽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수 있지만 예화 하나로 모든 것을 깨닫게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를 통하지 않고서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비유를 통해서만 말씀하셨다는 말은 하늘의 진리를 명확히 깨닫고 계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비유를 찾아내는 노력을 하셨다는 말은 그만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사랑의 수고를 하셨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할 때 내가 아는 것에 대한 비유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이 세상 것들에게서 찾아내야합니다. 비유로 진리를 말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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