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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25 조회수1,894 추천수11 반대(0)

 

630일과 714일에 강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겠다고 답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루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사정이 생겼으니 보류해 달라는 전화였습니다. 하면 하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않는 것이지 보류를 해 달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빴습니다. 저의 시간과 저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니 저는 더 심했습니다. 하느님께 잘하겠다고 다짐을 해 놓고도 번번이 약속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약속 날을 잡지도 않았고, 제멋대로 하느님께 저의 결정을 통보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 저를 하느님께서는 기분 나빠 하지 않으셨고, 언제나 제가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습니다. 저는 자매님께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일단 약속은 한 것으로 알겠다고 하였습니다. 만일 약속이 취소되면 제게는 자유시간이 생기는 것이고, 강의에 대한 부담도 없어지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야기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느님께서도 그런 저의 모습을 어여쁘게 보아 주실 것 같았습니다.

 

아스라한 기억이 있습니다. 왜 다투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친한 친구와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키가 컸던 친구는 저의 목을 잡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았던 저는 친구의 급소를 잡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상대방의 아픈 곳을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아픈 곳을 놓아 주었고, 눈물을 그치고 함께 하드를 사 먹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잡은 상대방의 아픈 곳을 놓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서로에게 무기가 되었던 손은 서로를 보듬어 주는 화해와 용서의 손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홍익인간의 한반도는 5000년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조선의 시대는 잘 모르지만, 삼국시대는 국사 시간에 배워서 알고 있습니다. 삼국은 서로 다른 체제와 법을 가지고 700년가량 지냈습니다. 돌아보면 한반도는 거의 700년 동안 3개의 나라가 공존하면서 지냈던 역사가 있습니다. 신라는 당나라와 연합해서 백제와 고구려를 통합하여 한반도를 통일하였습니다. 통일 신라는 300여 년, 고려는 400여 년, 조선은 600여 년을 한반도에서 통일된 왕조를 이루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본의 36년 식민통치를 지냈고, 남과 북이 분단된 70년을 살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서로 다른 나라로 지낸 것이 처음도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일된 나라를 이루었던 체험이 있었고, 같은 말과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젠가는 다시금 하나 된 나라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참으로 화해하고,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는가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 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먼저 자신을 성찰하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힘으로는 힘든 일이지만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찰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용서는 조건이 없습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오늘의 제2 독서는 용서의 구체적인 행위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산가족이 만나고, 남과 북이 단일팀으로 국제경기에 나가고, 남과 북의 예술인들이 평양과 서울에서 공연하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백두산 관광도 계속되고, 서울, 평양을 이어주는 고속도로, 철도가 개통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정치와 군사적인 통일은 아직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는 우리가 서로 협력을 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도 없는 일들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남과 북이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나가던 일들입니다.

 

주님의 크신 사랑이 함께 하시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치유되기를 기도하며, , 북의 화해와 일치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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