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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좁은 문의 위치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25 조회수3,102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좁은 문의 위치>

 


복음: 마태오7,6.12-14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반독재투쟁과 생명사상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무위당 장일순 선생(1928~1994)의 일화입니다. 장일순 선생은 원주에 살았습니다. 원주에서 잘 알려진 어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아주머니가 딸 시집보내기 위해 찾아오던 돈을 기차에서 소매치기 당하였습니다. 경찰도 찾아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장일순 선생을 찾아왔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일순 선생은 그 다음 날부터 소주를 사 들고 매일 역으로 가서 거기서 일하는 넝마주의, 지게꾼, 행상들과 술자리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뒷동네 아무개가 의심된다는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그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정중하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 돈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마을의 큰 어른이 돈을 돌려달라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는 소매치기는 돈을 돌려주었습니다.

축의금을 보태어 그 아주머니에게 돌려주고는 소주를 사 들고 또 소매치기를 찾아갔습니다.

여보게. 미안하네. 자네도 그게 생업인데 돈도 잃고 소매치기라고 소문도 났을 수 있는데 용서해 주게.”

소매치기는 자기 스스로 이 모든 이야기를 퍼뜨려서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그 마을에서 소매치기 한 명이 사라졌습니다.

장일순 선생이 그린 난초는 사람의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난초에 한자로 이렇게 새겨져있습니다. 지기영 수기욕(知其榮 守其辱). 영화를 알지만 욕된 자리를 지키려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인데 그 뒤에 위천하욕(爲天下谷)이 이어집니다. 세상 영화를 알지만 세상 가장 욕된 자리를 좋아한다면 천하를 담을 수 있는 골자기가 된다는 뜻입니다.

[출처: ‘대한민국에서 신사로 산다는 것은’, 변상욱 기자, 세바시 139]

하늘나라에 살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아마도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남을 이롭게 하기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타인을 아프게 하기 때문에 하늘나라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원하는 대로 해 주는 마음이 곧 하늘나라 백성의 공통된 정신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황금률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황금률을 다른 말로 하면 사랑입니다. 하지만 왜 사랑을 실천하기 어려울까요? 말 그대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내 안에 흐르는 성향, 또 사람들이 모인 세상이 흐르는 성향과 반대로 가야만 실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황금률을 말씀하신 후 곧바로 좁은 문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멸망의 문은 넓어서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고 구원의 문은 좁아서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작다고 하십니다. 좁은 문이 곧 사랑의 실천이고 황금률의 실천인 것입니다. 그러나 문이 좁다는 말은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반드시 적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가만히 있다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자신과 이 세상은 어떤 흐름 속에 있습니다. 나와 이 세상은 멸망으로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멸망으로 갑니다. 세상영화를 따라가면 멸망으로 갑니다. 높은 나무는 벼락을 맞고 높은 산은 밀초처럼 녹게 됩니다. 높은 산이 되지 말고 깊은 골짜기가 돼야합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것과 반대 것을 추구해야합니다. 명예를 추구하면 멸시를, 편안함을 추구하면 불편함을, 돈을 추구하면 가난함을 추구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의 반대를 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것이 좁은 문입니다.

좁은 문은 내가 내려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좁은 문은 그래서 낮은 곳에 있습니다. 높은 곳만 바라보게 만드는 곳이 세상입니다. 낮은 곳에 좁은 문이 있습니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나도 이웃에게 해 주려다보면 세상에선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하늘나라에 이르는 문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만 하늘나라 시민이 됩니다. 매사에 무엇이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인지 묵상하고 더 낮아지는 삶을 택해야합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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