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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믿음은 일상을 감사로 만든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30 조회수2,414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믿음은 일상을 감사로 만든다>

 

 


복음: 마태오8,5-17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대전교구 신리 성지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 곳에 일랑 이종상 화백이 3년에 걸친 재능기부로 그려진 순교화들이 전시된 전시관이 있습니다. 일랑 이종상 화백은 37세 국내 최연소 화폐 영정화가가 될 정도로 명망 높은 미술인입니다. 그분이 우리가 쓰는 지폐의 율곡과 신사임당을 그린 분입니다. 그분이 그리면 카드와 같은 아주 작은 그림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들은 그 크기가 웬만한 작은 방 벽면과 같으니 값어치로 따지기 어려운 작품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들은 복사본이라고 합니다. 진품은 오랜 보관을 위해 특별히 지어진 커다란 금고에 들어있습니다. 그 금고는 벽면이 매우 두껍지만 넓어보였고 습기 때문인지 공중에 붕 떠 있는 방식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진품의 오랜 보존을 위해 철저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계속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왜 굳이 작품을 만들어서 유지비를 계속 지출하는 것일까요? 작품 안에는 만든 이의 고귀한 피와 땀이 서려있기 때문입니다. 방치하기 위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림도 일단 그려졌으면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계속 지불되는데, 작품 중의 작품인 인간을 위해서는 그 만드신 분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계실까요?

세상에서 저절로 유지되는 작품은 없습니다. 자녀를 낳았으면 낳은 이유로 많은 정신적 물질적 희생을 쏟아부어야합니다. 그래서 아예 낳기를 포기하거나 제한하기도 합니다. 작품은 유지비가 많이 듭니다. 인간도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고 건강을 잃고 허물어져가다가 결국 흙이 되고 맙니다.

 

생각해보면 예수님의 모든 기적은 아픈 사람들을 초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상된 작품을 재건하는 방식입니다. 오늘 하인의 병을 치유해달라는 이방인 백인대장의 청을 들어주시고, 또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고생하자 그것도 치유해주십니다. 예수님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치유가 일어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그 작품들을 만든 책임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책임이 있으니 고쳐주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작품이기에 일상이 당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독일도 80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였습니다. 작품 가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유지비가 들어갑니다. 작은 실수에도 작품은 훼손될 수 있습니다.

작품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의 힘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치유의 기적이 필요 없다면 이미 치유의 기적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대단한 미술작품도 실온에 오래 놔두면 삭아버리게 됩니다. 인간도 주님의 손길이 아니면 일상을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지금 일상이 감사하다면 이는 주님께서 나에게 끊임없이 기적을 베풀고 계심을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비용이 들어서라도 유지될 수 있는 작품임도 아는 것입니다.

일상이 감사가 되는 이유는 주님께서 우리 인간을 작품으로 창조하셨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사야서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이 만드신 작품들인 우리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말을 들어라, 야곱 집안아 이스라엘 집안의 남은 자들아, 모태에서부터 업혀 다니고 태중에서부터 안겨 다닌 자들아. 너희가 늙어 가도 나는 한결같다. 너희가 백발이 되어도 나는 너희를 지고 간다. 내가 만들었으니 내가 안고 간다. 내가 지고 가고 내가 구해 낸다.”(이사 46,3-4)

 

우리는 주님께서 만드셔서 주님께서 안고 가시는 작품들입니다. 그러니 일상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는 것부터가 기적입니다. 이미 우리는 주님의 손을 잡고 있어 끊임없이 병이 치유되는 기적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마도 예수님께서 칭찬한 이방인의 믿음이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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