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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믿음의 열매는 믿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30 조회수4,07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연중 제13주일



<믿음의 열매는 믿음>

 

 


복음: 마르코 5,21-43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전교 꼴찌가 1년 만에 일본 최고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 대학에 합격한 사건 아닌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든 것이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입니다. 게이오 대학은 수험생 2% 안에 들어야 입학 가능한 명문대입니다. 그런데 고 2 때 담배를 피우다 정학을 맞은 평균 30, 학습수준 초등 4학년, 적국 2% 꼴찌 안에 드는 학생이 어떻게 1년 만에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요?

처음엔 어머니의 믿음이 힘을 줍니다. 어머니는 아들만 챙기는 아버지와 상반되게 두 딸들을 지극정성으로 챙깁니다. 자녀를 위해 그녀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믿어주는 일입니다. 같이 담배를 피운 학생을 고자질하느니 차라리 정학을 맞으라고 말합니다. 왕따를 당하는 딸을 위해서 학교를 전학시킵니다. 그리고 딸이 무슨 행위를 하더라도 믿어줍니다.

엄마의 사랑에 감동한 사야카는 동네 학원에 등록하게 되고 긍정의 달인 학원선생님 츠보타를 만납니다. 사야카를 보자마자 목표를 게이오 대학으로 정하고, 자신이 학생 때 능력 없으면 때려치우라.”는 말을 듣고 자라서 자신은 끝까지 믿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빵점을 맞아도 답은 다 체크했으니 잘 했다고 하고, 동서남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일본 지도를 그냥 동그라미 하나 그리는 불량소녀 사야카를 무한 칭찬합니다.

이에 사야카는 머리도 자르고 공부에 매진하여 3주 만에 중학교 영어를 마스터하고 성적을 급속도로 끌어올립니다. 학교 선생님과 아버지는 놀던 아이가 뭔 대학에 가겠냐며 빨리 때려치우라고 합니다. 성적이 많이 오르는 듯싶었으나 모의고사에서 중위권의 성적만 나옵니다. 사야카는 자신은 안 된다고 절망합니다. 엄마가 자신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택배 나르는 일을 하며 고생하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남동생은 아버지의 기대에 대한 부담으로 비뚜로 나가는 상황에서 더 절망합니다. 그리고 포기합니다. 츠보타 선생에게 목표를 낮추자고 하지만 츠보타 선생은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목표를 낮추면 아무 대학도 못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야카는 모든 걸 포기하고 학원에 더 이상 가지 않습니다.

이때 사야카의 담임 선생님은 가난한 학원선생인 츠보타를 찾아가 괜히 불량한 아이들 붙들어다 돈이나 벌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안 되는 아이들에게 괜한 희망고문을 하니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는 잠만 잔다는 것입니다. 담인 선생은 마치 현 교육체계를 대표하듯 이렇게 말합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학생은 안 됩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항상 들어오던 이 말에 무한긍정 츠보타 선생은 이렇게 응답합니다.

니시무라 선생님, ... 안 되는 학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있다면 오직 무능한 선생만 있을 뿐입니다.”

우연히 이 이야기를 듣고 또 포기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포기해도 괜찮다는 엄마의 따듯한 말에 사야카는 다시 힘을 내고 결국엔 당당히 합격하게 됩니다. 이에 비뚤어지던 남동생도 마음을 잡고 아빠도 사실은 딸을 많이 사랑하고 있었음을 표현하며 온 가족이 다시 하나가 됩니다.

 

물론 이 영화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삶 속에서 불량한 친구들과 밤새 노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사야카에게 다시 삶의 에너지를 부여한 것은 어머니와 츠보타 선생의 믿음이었습니다. 아기가 엄마를 믿는다면 엄가가 아기를 먼저 믿은 것입니다. 사야카의 믿음은 어머니와 선생님이 믿어준 열매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1년 만에 기적을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믿어서 구원을 받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하느님께서 먼저 믿어주셨기 때문에 구원 받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기가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을 먼저 믿어주기 때문에 아기는 그 믿음을 받아들여 수천 번을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걷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야이로의 딸을 살리는 것과, 12년 동안 하혈병을 앓는 여인의 치유 두 이야기가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두 기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아야합니다. 하혈병이 낫는 것이나 죽은 아이가 살아나는 것은 사실 같은 기적입니다. 기적은 믿음으로 일어납니다. 먼저 하혈병 앓는 여인이 주님을 믿습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그리고 그 믿음이 보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그 여인을 향한 예수님의 믿음은 없어 보입니다. 복음 안에서는 예수님께서 마치 그 여인의 믿음 때문에 당신 기적의 힘을 빼앗긴 것처럼 표현돼 있습니다.

하지만 야이로의 딸을 살리는 장면을 같은 것으로 보자면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먼저 다가가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슬퍼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그들은 믿음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야이로의 딸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십니다. 야이로의 믿음으로 딸은 예수님께 맡겨졌고 본인 스스로 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다시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먼저 믿으신 것이고 그분께서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그 사랑을 받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믿음이나 사랑이 저절로 흘러나오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성령님의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하혈병을 앓던 여인은 자신이 믿어서 기적을 일으킨 줄 알지만 예수님이 먼저 믿어주셨기에 믿음인 생긴 것입니다. 혼자서는 죽은 아이처럼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분이 손을 잡아 일으켜주셔야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한 아버지가 아들을 끝까지 믿었습니다. “언젠가는 너의 때가 올 것이라고 절망하는 아들에게 항상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은행 강도까지 되었습니다. 1997년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 일 년에 다섯 번이나 은행 강도짓을 한 범인이 검거되었습니다. 그는 징역 12년 형을 받습니다. 그의 이름은 숀 로버트 홉우드입니다. 그는 몇 년 뒤 미국의 가장 유명한 변호사가 됩니다.

그는 본래 유망한 대학 농구선수였지만 자신의 실력이 평범하다고 여기고 농구를 포기합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군대에 가서 장기근무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합니다. 거기서도 그를 믿어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인생 패배자로 술만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은행 강도와 현상범을 쫓는 추격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를 보고는 은행을 털어보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그는 12년 동안 피킨 연방교도소 내에 있는 도서관을 정리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그 도서관엔 법률서적들이 많았는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우연히 한 권을 읽고는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 책은 재판 내용을 적어놓은 판례집이었고 몇 년 동안 4천여 권이나 더 읽습니다. 단순히 재밌어서 판례집을 4천 권씩이나 읽을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 많은 책을 잃게 만든 기저에는 아버지의 믿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믿으니 자신도 믿은 것입니다.

어느 날 한 마약사범으로 들어온 제소자 존 펠러로부터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작성해 달라는 청을 받았습니다. 상고이유서가 채택되어 다시 재판을 받게 될 확률은 1%였습니다. 보통은 변호사가 작성하는 것이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그 사람을 위해 그것을 써 줍니다. 그런데 얼마 뒤 그의 상고이유서가 채택되었고 그의 변호를 맡았던 미국의 전 법무차관이자 유명 변호사였던 세스 왁스먼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쓴 상고이유서는 내가 지금껏 본 것 중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숀에게 존의 변론을 함께 맡아보자고 제안했고, 결과는 12년 형을 받았던 존의 형량이 8년이 단축되어 4년형으로 재선고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는 복역하는 중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2008년 석방 후 워싱턴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2015년에 정식으로 미국의 상소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항상 언젠가 너의 때가 올 것이다.”라고 한 말을 그때서야 이해하게 됩니다.

 

은행 강도였다가 미국의 유명 변호사가 될 확률은 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적습니다. 우리가 주님 믿음 안에 들어가는 것은 은행 강도가 도서관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분과 닿아 있으면 그분 믿음이 우리 안으로 흘러들어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혈병 여인이 예수님 옷에 손을 대는 행위는 그분과의 거리를 좁혔음을 나타냅니다. 멀리서 손을 댈 수는 없습니다. 그분과 가까워지면 구원이 자신에게 저절로 흘러들어온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야이로의 죽은 딸도 손을 잡아일으켜 살려주셨습니다. 그분은 야이로의 딸의 손을 잡기 위해 그 아이에게 가까이 가신 것입니다. 이렇듯 예수님과의 거리가 구원과 직결되어있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더 먼저 오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가 그분의 믿음 안으로 들어오기를 바라며 초대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믿음 자체이십니다. 믿음이 부족합니까? 그것은 내가 변하고 싶지 않아 그분께 다가가거나 그분과 머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만 하면 그분께 가까이 갈 수 있고 그러면 믿음은 그분으로부터 선물로 주어집니다. 그분은 우리를 믿으십니다. 우리도 믿기를 원하십니까? 그러면 이런 마음으로 다가가십시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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