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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2.사람의 아들은 머리기댈 곳 조차 없다-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02 조회수2,667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8, 18-22(연중 13주 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군중으로부터 떼어놓으신 일로 시작됩니다. 곧 소문이 퍼지고, 많은 병자와 마귀 들린 자 등 군중이 몰려들자 제자들을 그들로부터 떼어놓으십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이 아직 제자교육을 받지 못한지라 군중에 휘둘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호수 건네 편으로 가라고 명령하십니다.”(마태 8,18).

 

그런데 오늘 <복음>에는 두 인물의 대조되는 태도가 나옵니다. 율법학자는 집을 떠나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나서는데, 막상 예수님을 따라나선 제자 중의 어떤 이는 집안일로 장례를 치르러 가겠다고 나섭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 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자세를 요청하십니다.

사실, 율법학자는 예수님의 치유능력과 군중들이 몰려든 화려한 것에 마음이 끌려서 예수님을 따르고자 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곧 화려한 보금자리에 대한 갈망이 속에 감추어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막상 예수님은 제자들을 그런 것으로부터 떼어놓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길은 그러한 화려하고 드러난 보금자리를 얻는 길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마태 8, 20)

 

바로 여기에, 참된 제자 됨의 본질이 있습니다. 곧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앞세우는 삶인지를 가르쳐줍니다. 곧 당신을 따르는 삶은 거처를 지상에 두지 않는 삶임을 말합니다. 곧 순례자요 거류민으로의 삶이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의 편리와 안정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떠돌이로서 불투명한 삶에 자신을 맡기는 삶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믿음을 하늘에 두고, 땅에서 자신이 가난해지고 보잘 것 없어지는 것을 받아들여 사는 것을 말합니다. 곧 당신을 따르는 제자 됨의 길은 세상의 가치를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사는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지내게 허락해주기를 청하는이미 당신을 따라나선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 8, 22)

 

이는 당신을 따르는 것은 죽음의 나라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게 하늘나라를 앞세우는 삶임을 말합니다. 그것은 거처할 곳이 묻혀 썩는 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하느님과 더불어 하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집에 가서 장례를 지내기를 청하는 제자에게, 대체 무엇을 먼저 앞세워야 하는 지를 깨우쳐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이는 또한, 오늘 우리에게도 에누리 없이 그대로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진정, 나는 오늘 대체 어디에 머리 기댈 곳을 찾고 있는가? 자기 자신인가 하느님인가? 무엇을 앞세우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일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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