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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02 조회수2,323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성 토마스 사도 축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복음: 요한 20,24-2





성모자


부티노네(Butinone) 작, (1490),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2012년 미국 산타 바바라 국제 영화제, 한 남자가 이 영화제를 대표하는 비르투오소 상을 받았습니다. 비르투오소 상은 그 해의 가장 연기를 잘 한 젊은 배우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그런데 그 날 수상한 사람은 48살로 나이도 많고 얼굴도 알려지지 않고 키 작고 얼굴이 크고 조금은 험악해 보이는 앤디 서키스라는 배우였습니다.

앤디 서키스는 영국 출신의 배우로서 작은 키에 험상궂은 얼굴로 배역을 맡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청소와 같은 허드렛일을 하며 그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본을 집어 읽었더니 주위에서 비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네 얼굴에 로미오의 역할이 어울리냐? 로미오의 하인 역할이 딱 어울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단역만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반지의 제왕의 배역이 들어왔습니다. 가상의 캐릭터인 작은 괴물 골룸의 역할이었습니다. 그가 연기하면 목소리와 얼굴 표정만 나올 뿐 나머지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전한 괴물의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 그는 얼굴이 나오지 않는 것에 조금 망설였지만 그 배역이라도 열심히 해 보자며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키우는 고양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그 표정과 목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영화에서 보는 골룸, 그리고 그의 목소리와 표정, 눈동자까지 모두 앤디의 것이고 앤디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그에게 주어지는 배역은 단역 아니면 얼굴 없는 모션 캡쳐를 위한 배역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영화 킹콩의 킹콩 역할을 해 달라는 청이 들어왔습니다. 계속 그런 배역만 맡으며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사람들이 골룸도 사람이 연기한 것임을 알게 되자, 힘을 얻어 그 역할도 받아들였습니다. 자신이 연기했던 반지만 쫓아다니다 괴물이 되어버린 골룸이 바로 지금 자신의 모습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모션 캡쳐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연기입니다. 그는 아프리카로 날아가 고릴라를 두 달 동안 연구하며 17가지의 고릴라 발성법도 익혔습니다. 그렇게 킹콩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어 혹성탈출의 시저 역할을 맡으며 연기상을 받기에 이른 것입니다. 앤디를 괴롭히던 배우로서의 정체성은 모션 캡쳐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서며 연기상을 받는 것으로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

[출처: ‘골룸, 킹콩, 혹성탈출 시저를 탄생시킨 얼굴 없는 명배우, 앤디 서키스’, 서프라이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말합니다. 조금은 잔인한 말이지만 지금 길을 찾고 있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면 뜻이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원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가려고만 하면 길이 보입니다.

 

오늘은 성 토마스 사도 축일입니다. 사도 중 배신한 유다에 이어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제자로 조금은 좋지 않은 표양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에겐 이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갈망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이 말은 믿지 않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믿고 싶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의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어떻게 해서든 믿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끝까지 다른 사도들과 함께 일주일을 버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첫 번째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후 여드레 만에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과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뜻이 있으면 길을 마련해주십니다. 세상 것을 원해도 길을 보여주시는 주님인데, 당신을 만나겠다고 하는 이에게 길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으십니다.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그것이 나쁜 것일지라도 얻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면 반드시 얻게 됩니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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