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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05 조회수3,079 추천수11 반대(0)

 

선배 신부님의 모친 장례미사에 다녀왔습니다. 신부님의 어머님은 선종하셨다고 합니다. 선종의 조건은 3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평생 선하게 살아야 합니다. 가족들이 임종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병자성사를 통해서 죄의 사함을 받아야 합니다. 신부님의 어머님은 평소에 선종을 위한 기도를 하였고, 아들 사제를 위해서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이웃들에게는 따뜻한 미소를 보여 주셨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선하게 마치셨기에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선종하지는 못하셨습니다. 25살의 젊은 나이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박해와 고문을 당하셨습니다. 가족들이 임종을 지켜보지도 못하였습니다. 홀로되신 어머니를 걱정하면서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선종하지는 않았지만, 순교로서 신앙을 지켰고, 성인이 되셔서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가 되셨습니다. 사제들은 선종을 위한 기도를 하기 전에 순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순교의 삶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유한 것보다 가난한 것을 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건강한 것보다 아픈 것을 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선종했던 분들에 의해서 전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은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목숨을 바쳐서 신앙을 지켜온 순교자들에 의해서 오늘까지 전해진 것입니다.

 

한 교우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부님들은 결혼하지 않아서 그렇지 직업으로 치면 정말 좋은 직업입니다. 존경받지요, 먹고 살 걱정하지 않지요, 여행도 편하게 다니지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 사람들의 눈에, 신자들의 눈에 사제들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가 생각을 했습니다. 단적인 예지만, 사제들이 겸손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사제들이 가난하게 살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사제들이 자신들의 직무에 헌신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순교의 삶을 살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오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주일날 성당에 못 나올 일이 많아지고, 바쁜 사회의 일로 기도 시간은 늘 뒤로 미루어지고, 미사 시간에 늦기도 하고, 신부님의 강론 시간에는 주보를 보거나, 자거나, 딴생각하고, 신부님의 강복이 있기도 전에 무엇이 그리 바쁜지 일어나야 하고, 용하다는 점쟁이, 철학관, 무슨 도령이라는 곳에 가서 자신의 앞날을 알아보고 싶고, 실제로 가서 복채도 내고, 교회에서 하는 일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뒤로 빠지고, 양심을 속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목숨 바쳐 지킨 신앙의 선조들이 보시면 하도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올 행동을 우리는 너무도 쉽게 하지는 않나 생각해봅니다. “어린아이에게 100원짜리 눈깔사탕을 주고 100만 원짜리 보석을 달라면 줍니다.” 어린이는 그 가치를 모르니까요.

 

김대건 신부님께서 순교하실 때, 오늘날 이렇게 많은 사제가 배출되고, 신앙인이 많아지고, 신앙의 자유가 생기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박해의 칼이 너무 강하고,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순교자들의 피와 땀 위에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교회를 세워주셨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순교자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교회를 발전시키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순교자들의 피와 땀이 무색할 정도로 나약하고,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잠시의 편안함과 육신의 자유보다는 영원한 삶과 그 영원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참된 신앙을 선택하였고 그래서 오늘 우리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의 수호성인이 되셨고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존경하는 성인이 되셨으며 천국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지금도 편안하고 쉬운 길보다는 어렵고 힘든 길 그러나 보람되고 가치 있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길은 때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을 줍니다. 하지만 그 고통과 시련을 통해서 인내를 배우고 그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키워주고 그러한 끈기는 영원한 삶을 갈망하는 희망을 낳습니다. 또한, 그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께서 걸어가신 신앙의 길, 희생의 길, 순교의 길을 끝까지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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