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0 조회수2,224 추천수12 반대(0)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스페인은 러시아와 승부차기 끝에 패하였습니다. 스페인은 2002년 한국과 8강에서 만났고 역시 승부차기에서 패하였습니다. 당시에 기억이 나는 것이 있습니다. 마지막 승부차기를 마치고 환하게 웃던 홍명보 선수입니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히딩크 감독입니다. 히딩크 감독은 승부차기에 실패한 스페인 선수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다독거려주었습니다. 상대의 실축으로 우리가 8강을 넘어 4강으로 갈 수 있었지만 실수한 선수를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스포츠를 통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진정한 모습 같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마귀 들린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놀랐습니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권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을 두고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마귀의 힘을 빌려서 마귀를 쫓아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표징으로 자신들이 가졌던 권위가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자신들의 말은 듣지 않을 것 같은 질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우리의 현실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이라고 얘기한 분이 있었습니다. 남북 단일팀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얘기한 분도 있었습니다. 올림픽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을 통해서 평화와 번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고 소중할 것입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났고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그것을 위장 평화 쇼라고 여기는 분도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남과 북의 만남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북한에 속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겨울이 가면 봄은 오기 마련입니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축하해 주고, 못한 것이 있다면 대안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신앙인들이 직면하는 유혹들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도 이런 유혹 때문에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많은 유혹을 받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신앙인들이 직면하는 유혹 5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완고함에 빠지는 유혹입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처럼 많이 아는 것으로 남을 심판하고, 비난하려는 유혹입니다. 교회에 있는 가난한 이, 병든 이, 외로운 이, 잘못한 이들을 하느님으로부터 심판받아야 하는 사람들로 여기는 태도입니다.

둘째는 상처를 치유하기 전에 붕대부터 감으려는 유혹입니다. 붕대를 감으면 상처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것으로 상처가 치유된 것은 아닙니다. 민주와 자유는 하루아침에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묘약은 없습니다. 오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돌을 빵으로 만들려는 유혹입니다. 물질과 자본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물질과 자본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고, 우리는 모두 영적인 형제요 자매임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는 유혹입니다. 십자가는 차에 걸어 놓은 장식품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목에 거는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십자가는 무겁지만, 우리가 묵묵히 지고 가야 하는 천국의 열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창녀와 함께 지냈습니다. 많은 병자와 함께 지내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헐벗고, 아팠던 사람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섯째는 교회의 유산을 포기하려는 유혹입니다.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져 오는 교회는 변화되고 쇄신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버려야 할 대상은 아닙니다.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은 없듯이, 교회의 전통과 정신을 잘 지키고 보존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마귀 들린 사람을 고쳐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그러니 추수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우리는 모두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일구어가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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