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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웅렬신부(구원대사 필작어소(救援大事 必作於小)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0 조회수1,972 추천수2 반대(0) 신고

 


"구원대사 필작어소(救援大事 必作於小)"

+ 찬미예수님!

제가 즐겨보는 고서 도덕경

63장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천하대사 필작어세(天下大事 必作於細)

풀이하면,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하고

작은 것부터 시작이 된다는 뜻이죠.

천하의 큰일이라 할지라도

그 시작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이 된다.

작은 것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작다고 깔보면 안 된다,

업신여기지 말라는 뜻이죠.

겨자씨는 손바닥에 놓으면 바람 불면

다 날아가는 그렇게 작은 씨에요.

겨자씨 깔보지 말라는 뜻이죠.

저는 천하대사 필작어세

구원대사 필작어소(救援大事 必作於小)’

로 바꿨어요.

풀이하면 구원이라고 하는 큰일은

반드시 미소한 것에서 시작이 된다.

사전에 미소하다는 것을 찾으면

여러 뜻이 나오죠.

또 영적으로도 미소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요.

일단 작은 겁니다.

그리고 보잘 것 없는 겁니다.

때로는 천해보이기까지 하는 겁니다.

때로는 가까이 하기 싫어하는 것도

그 단어에 들어갑니다.

멀리하고 싶은 것.

그런데 예수님은 어떻게

이런 미소한 것 안에 하느님 나라가

감추어있다고 하셨을까?

실제로 보면 본인은

그렇게 살다 가셨어요.

또 미소한 자를

사랑하시다가 가셨어요.

예수님은 작고, 가볍고,

눈에 띄지도 않는 겨자씨 안에

천국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잣대를 가지고

우습게보던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당하고 많은 것을

배울 때가 가끔씩 있습니다.

겨자씨처럼 작다고 업신여겼던

사람에게 어마어마하게 큰 믿음,

바위를 깨뜨릴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그 사람을 다시 볼 때가 있습니다.

겨자씨처럼 보였던 그 사람한테

태산처럼 높은 큰 믿음이

있다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그 사람을 업신여겼던 것을 정말로

통회하고 회개할 때가 있습니다.

성서에 예수님을 보고 처음으로

엎드려 절한 이는 나병환자였습니다.

예수님을 보고 주님이라고

불렀던 이도 나병환자였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주님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바리세리 학자 등 어느 인간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알아보지 못 했지만,

정말로 인간취급당하지도

그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보고

엎드려 절하며,

주님, 하실 수만 있다면

고칠 수가 있습니다.’

그래 네 몸이 나을 것이다.’

손을 대자 나병환자의 몸이

깨끗이 나았다!

눈에는 안 띄는 미소한 자였지만

예수님을 보여준

겨자씨 같은 분들을

사제생활하면서 어찌 보면

많이 만났습니다.

아주 예전에 군종신부 시절,

30년이 넘었죠.

미사를 열심히 나오시던 할머니

한 분이 중풍을 맞으셨습니다.

풍을 맞으시고 몇 달 동안 병원에

계시다가 퇴원하셨는데

오른쪽을 못 써요.

그전 같으면 20분 만에 올 성당을

거의 1시간을 걸려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오십니다.

손이 돌아간 채로,

고무신이 자꾸 벗겨지니까

고무신 위에다가

고무줄을 묶고 오셨어요.

사람들은 운동 삼아 오는 것은 좋지만

더운 여름에는 좀 쉬시라고 해도

듣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할머니가 그 몸으로

미사를 나오면서 달라진 것이

하나가 있었어요.

성체 영하면 바로 들어가지 않고

성한 팔로 내 수단자락을 잡아

자기 얼굴에 대요.

저도 처음에는 깜짝 놀랐죠.

사람들이 치매가 왔다 노망이 들었다

쑤군댔지만 할머니는

들은 척도 안했어요.

미사 후 신자들과 악수하고 있으면

뒤로 와 수단자락 움켜쥐고

아픈 팔에 문지르고요.

그러면서 한 1년을 미사를 다녔어요.

어느 날, 비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밤새 오는 날이었어요.

새벽에 누가 사제관을 문을

두들겨 나가봤더니,

세상에! 그 할머니가 비를 흠뻑 맞고

사제관 앞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짐작했어요.

그 집 며느리가 아주 못 된 것을

온 동네가 다 알아요.

시어머니 중풍 걸렸다고,

밥도 안 주고 나가 죽으라고

소리 지르고요.

저는 새벽에 쫓겨났구나.’

생각하여, ‘할머니 갑시다.

이렇게 못된 년이 어디 있어.

비오는 날 시어머니를 쫓아내다니.

갑시다. 제가 다리를 부러뜨려야지.’

이야기를 하며보니 돌아갔던

손을 막 움직이면서

말씀하고 계시는 거예요.(박수)

눈치들도 빨라.

그냥 하나 얘기하면 다 알아듣고

박수부터 쳐요. 말을 못하겠네! (웃음)

아니 어떻게 된 것에요, 할머니?’

그 할머니를 응접실로 모시고

닦아드린 다음에 따뜻한

차 한 잔 드리며 물었어요.

신부님, 제가 1년 전부터

다리 끌고 다니면서,

주책맞은 늙은이 소리 들어가면서

영체 모실 때마다

신부님 제의자락 잡아서

뺨에 대고 간 것 아시지?’

저만 알아요?

온 동네사람들이 다 알죠.’

그렇게 하게 된 계기가 있대요.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성경을 읽으며 12년 동안

하열을 하던 여자 얘기를 봤대요.

예수님 옷자락 잡고 하열이

멈춘 얘기를 자기가 읽었대요.

그 순간 딱 이런 생각이 떠올랐대요.

그 여자의 그 정도 믿음은 나도 있어.

예수님이 기름 발라 세운

신부님 옷자락 잡으면

예수님 옷자락 잡는것과뭐가 달라?

2000년 전 예수님 옷자락 잡고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한 칭찬을 들은 그 여인처럼

나도 신부님 옷자락 잡을 거야.’

1년 동안 잡았는데,

어저께 밤에 잠을 자려는데

온 몸이 불처럼 뜨거워지더래요.

비틀어진 손가락이 돌아가고

손이 펴지면서 피가 손가락 끝까지

가는 것이 느껴지고,

구부러졌던 다리가

펴지더라는 것에요.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울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새벽 2시라 올 수는 없고

새벽 4시 반에 한 걸음에 달려왔대요.

자 이때 박수를 치셔야 되는 겁니다.

그 할머니는 이천년 전 사건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었어요.

그러기 때문에 예수님

옷자락 잡는 마음으로

사제의 옷자락을 잡았던 것이죠.

그때 할머니가 81세 이었는데

오히려 풍 맞기 전보다

더 건강해지셨어요.

그 후로는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나물을 캐서 팔아서 봉헌했지요.

제가 당시에 군인성당을 짓고 있었는데,

신부님, 오늘 벽돌 값 10장 벌었습니다.’

정말 성당에서는 눈에 띄지도 않고

초라한 병든 할머니였지만,

믿음은 태산보다 컸어요.

그 다음부터는 사방에서

수단을 잡아 다녀 실밥이 떨어져

꿰매느라고 힘들었어요.

겨자씨 같은 믿음 생각하면,

또 한 분이 생각이 나요.

부잣집 사장 집에서 일하던

식모 아주머니가 계셨어요.

어려서부터 입 던 다고

부잣집에서 종처럼 산 것에요.

그러니 거만하고 돈 많은 사장 집에서

사람 취급 안 했겠어요?

그래도 힘든 생활 틈을 내서

성당에서 세례 받고,

주일에는 제일 깨끗한 옷을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빗고 주일헌금도

정성을 다해서 봉투에다 집어넣고

미사를 다녔죠.

성당에 갔다 오면 그 사장이랑

사장부인이랑 비웃었대요.

아줌마, 성당가면 돈 나와?

꼭 못 사는 인간이 성당에 다녀.

하느님이 어디 있어?

괜히 없는 것들이 위로받고 싶어서

허깨비 하나 만들어 놓고 빌고 앉았지.’

그런데 어느 날 사장의 동생이

의학박사인데 암이 걸렸어요.

의사면 뭐해요?

아무리 약을 쓰도 다 죽어가는 데.

하루는 이 자매님이 심부름을 가서

기도해드릴까요?’하고 물으니

해달라고 하더래요.

손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했대요.

생명주신 분도 하느님이요,

거둬 가실 분도 하느님이시며,

또 죽은 자도 살리실 분도 하느님이시니,

주님 이분 그 좋은 의술 가지고

이제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세상사람 구하는데 쓰게 해 주십시오.’

간절하게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 했대요.

그 자매의 그 기도를 들으면서 환자인

그 사람도 펑펑 울면서 회개했대요.

그리고는 기적이 일어난 것 에요.

암이 깨끗하게 사라졌어요!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됩니까?

그 자매는 식모가 아니라

여왕처럼 모셨대요.

이 세상 누구한테도 드릴 수 없는

존경을 그 집안 식구들은

그 자매한테 드렸대요.

딸부터 시작해서 교리반에 나가더니

온 집안 식구들이

천주교 신자가 되었어요.

겨자씨 같은 믿음이

그런 기적을 일으키는 거죠.

구원대작 필작어소”.

제가 만든 것이지만,

구원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미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오늘 하루에도 우리들 앞에

겨자씨 같은 작은 일들이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 감추어 계신 하느님의 뜻을,

또 하느님의 역사를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

그 겨자씨처럼 작은 일을 통해서

오늘 천국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면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았던

그 여인의 치유가 오늘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음을 믿읍시다.

이천년 전에 그 여인이

주님의 옷자락 잡고 치유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고 하는 믿음.

눈곱만큼도 의심치 않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아멘.

2018년 연중 제11주일 (6/17)

-서운동성당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photo by -서운동성당 - 느티나무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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