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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11.베네딕도 대축일-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1 조회수2,136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22, 24-27(성 베네딕도 대축일)

 

올해의 “OSB 축제의 주제가 돌봄의 그물을 내리는 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서울지구 주제는 자연에 그물을 내림, 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성 베네딕도의 수도규칙>에 나타난 돌봄에 대한 의미를 간략하게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들어라, 아들아!”(obsculta, o fili!)로 시작되는 <성규>는 그 출발에서부터 돌봄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곧 아들을 돌보는 인자한 아버지의 관심과 배려, 사랑과 애정이 짙게 묻어납니다. 그리고 <성규> 곳곳에서 돌봄배려를 수도자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 제시합니다. 실제로, <성규>에는 배려”(consideratio)돌봄”(cura)이라는 말이 각각 14번이나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남을 위하여 이리저리 마음을 쓰는 것을 넘어, 상대를 돌보고 섬기는 것을 포함하며, 동시에 분별 있는 행동으로 확장됩니다.

<성규> 2, 아빠스는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에서는 이 단어를 양들의 병든 행위를 고치다’, ‘치료하다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곧 양들의 병든 행위를 고치는 데 열성을 다 기울이고’, ‘온갖 열성을 다 바치는 의사와 목자의 자세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들(아들들, 제자들)의 잘못을 단죄하고 처벌하기다 병에 걸린 것으로 이해하고 환자를 돌보듯이 고쳐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돌봄은 형제들을 섬기는 일과 분별 있는 행동으로 확장됩니다. 이를 <성규> 23절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영혼들을 다스리고 많은 사람의 기질을 맞추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유순하게 대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책벌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권고해주어야 한다.”

 

또한, 이를 64, 아빠스를 세움에 대하여에서는 남을 지배하기보다는 유익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니, 이는 정결하고 절도 있고, 자비로운 것(64, 8-9)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배려와 돌봄은 36장에서, 모든 것에 앞서 모든 것 위에 병든 형제들을 돌보아야 한다.”(36, 1)그리스도처럼 섬겨라.”(36, 7-10)라는 말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한, 37장에서는 노인들과 어린이들에 대해서, 허약함을 고려하여 너그럽게 배려하고 돌보라고 말하고 있으며, 특별히 어린이들에 대한 돌봄은 여러 군데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돌봄이 53장에서는 공동체 형제들을 넘어서 손님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고 돌보고 섬기라고 제시됩니다.

결국, 베네딕도는 이러한 돌봄을 통해, 연약한 이는 그 연약함으로 인해 도태되지 않고 강인한 이는 그 강인함으로 인해 교만하지 않으며, 서로 다른 형제들을 서로가 맞추어 주는 함께 나아가는 삶을 보여줍니다. 또한 수도원의 규정이 이를 지키지 못한 이들에 대한 책벌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연약함을 배려하여 도와줄 수 있는 방법임을 보여줍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공동체 생활은 완전한 이들의 모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는 이들의 여정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곧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피조물로서 각자 고유한 장점과 약점들을 지니고 있고, 이를 보완하는 것은 규칙의 철저한 준수로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와 돌봄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수도생활은 규칙이 얼마만큼 지켜졌느냐를 묻는 시험장이 아니라, 규칙을 지키지 못한 이들을 어떻게 보살폈느냐를 묻는 배려와 돌봄의 도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사부 성 베네딕도의 축일을 맞아, <규칙서>돌봄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주님의 돌봄을 받은 존재임을 깨달아야 할 일입니다. 그 돌보심에 감사드리며, 이제 돌봄의 우리 삶이 공동체와 형제들을 넘어 세상과 자연의 돌봄으로, 그리고 단순한 돌봄을 넘어 섬김과 배려와 분별 있는 행동으로 번져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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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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