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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버팀목이신 그분 뜻 따라 복음 선포를 /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2 조회수1,917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자신이 받은 것을 너무나도 당연시하거나, 오히려 자신의 공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태어나서 성장할 때까지 가족과 이웃들로부터 공짜로 받은 게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신앙에서도 우리가 이만큼 하느님의 신비를 깨닫고, 세상을 신앙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를 부르시어, 세례성사의 은총으로 키워 주신 덕분일 게다. 우리는 이처럼 공짜로 받은 것을 은총 또는 특전이라고 말하리라.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이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라.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줘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마태 10,7-10 참조)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하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며, 마귀를 쫓아내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라신다. 우리도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야만 할게다. 바오로 사도도 자신이 보잘것없고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이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1코린 15,10)라고 담담하게 고백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이는 금이나 은이나 여행 보따리도 필요가 없다. 하느님 나라의 평화가 거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에. 그분 눈길을 떠나는 그 순간 능력도 사라질 게다. 복음 선포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다 채워 주신다. 이 은총을 알아보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출발점이리라.

 

그저 밥 한 끼에 성경만 읽은 그 옛날에는 돈 한 푼도 없으니까 마음이 참으로 편했단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노인 연금이라는 돈이 좀 수중에 생기니까 손주들에게 용돈도 주고, 하고 싶은 게 여기저기서 종종 생긴다나. 처음엔 그게 그저 좋았는데, 점점 욕심이 생겨나 그 전보다 오히려 마음이 산란해지고 평화롭지 못하게 된 게 쾌나 아쉽단다. 기도 속에 참으로 자유롭게 사시던 할머니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이 영성 생활에 끼치는 하나의 사례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의 재물만 모으면 삶이 안정되리라 여긴다. 그러나 속담에 말 타면 종두고 싶다.’는 게 되듯이 욕심은 가진 만큼이나 더 불어날 게다. 내가 누리는 이 모든 게 내 노력인 것 같지만 사실은 거저 받았을 게다.

 

세상눈으로는 많이 가지면 행복해질 것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인에게는 소유 자체가 그리 큰 힘이 아니리라. 소유를 허락하신 분의 힘의 실체도 깨닫자. 악한 기운이 덮쳐 서서히 또는 급작스레 무너진 걸 보고 또 보았으니까. 우리는 그분께서 버팀목이 되어 주셨기에 여태 어떤 욕망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래도 홀가분하게 살았다. 우리는 그저 그렇게 살도록 파견된 신앙인이다. 그저 남 달리가 아니다. 예수님은 늘 부족한 채로만 살라신다. 그래야 당신에게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하늘 나라,마귀,복음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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