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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12."너희가 거져 받았으니 거져 주어라."-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2 조회수1,763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10, 7-15(연중 14주 목)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가 무엇인가를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곧 타자와의 교제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우리는 주기보다는 받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받고 싶은 것은 잘 받아들이고 받기 싫은 것은 받고자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욕이나 모욕, 꾸중이나 비판은 받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는 것에 있어서도 사실은 자신을 내어주는 것, 시간과 노고, 마음을 내어주는 것은 어렵습니다. 주고받음이라는 놀이 속에는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한 가운데 떡 버티어 서 있음을 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 8)

 

 이는 우선 주어라라는 사명입니다. 남이 가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리가 먼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그것은 우리가 만들거나 획득해서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선사 받아서 가지게 된 것, 거저 받은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곧 선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주는 존재의 원천적이고 본질적인 깨달음에 해당합니다. 곧 우리가 거저 주어라.”라는 사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거저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음에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먼저 하늘나라를 거저 받아들여야만이 내 안에 하늘나라를 지니게 되고, 다름 아닌 바로 받은 그 하늘나라를 선포하고 증거 하는 일이 비로소 가능해 지게 됩니다. 사실, 하늘나라는 바로 이렇게 하느님의 자애로,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선물입니다.

 혹시 1978년에 발표된 장은아의 고귀한 선물이라는 가요가 기억납니다.

갈매기 나는 바닷가에도 그대가 없으면 쓸쓸하겠네. 파도가 밀려와 속삭여줄 때도 그대가 없으면 쓸쓸하겠네. 행복이 가득 찬 나의 인생은 그대가 전해준 고귀한 선물. 이 세상 어디에 서 있을 지라도 그대가 있으니 슬프지 않네.”

 

 그렇습니다. 그분으로 하여, 우리는 언제나 슬프지 않고 기쁩니다. 우리 존재의 원천이요 근원에서부터 우리는 기쁜 존재입니다. 결국, 우리는 주시는 분이 있기에 받아들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먼저, 주신 그분을 만나야만 합니다. 먼저, 그분의 사랑을 만나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그 사랑으로 우리도 거저 줄 수가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 8)

 

 예수님께서는 거저 받은 것, 바로 그것을 거저 주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결코 받은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주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곧 우리가 만든 것을 주어서는 안 될 일이다. 참으로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주기에 앞서, 먼저 거저 받은 것, 그것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거저 받은 것임을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참으로, 신앙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앙은 받아들여지게 되면, 그 어떠한 방식으로든 선포되고 증거 됩니다. 그러나 만약 실제로 받아들이지도 않은 것을 선포하고 증거 한다면, 그것은 그릇되게 선포되거나 거짓 증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거저주신 이 선물을 받아들였는가? 그래서 지금 그것을 지니고 있는가?

 

 그렇습니다. 분명 우리는 이미 이 선물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곧 예수님을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안에는 예수님의 생명이 흐르고 숨 쉬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는 우리 안에 흐르는 이 생명을 건너 주어야 하는 일을 사명으로 받았습니다. 거저 받은 것이니 거저 주되, 그분께서 목숨까지 거저 내어주셨듯이, 우리도 목숨까지도 거저 내어주어야 하는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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