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3 조회수2,274 추천수12 반대(0)

 

러시아 월드컵을 보면서 늦게 잠이 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생방송을 보지 않고 하이라이트를 보는 편입니다. 주로 골을 넣는 장면을 보여 주기도 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늦은 시간이라도 생방송으로 볼 것입니다. 시험공부를 할 때도 그랬습니다. 처음부터 공부하기보다는 요점정리가 된 것들을 보곤 했습니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고, 다른 것들에 시간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볼 것입니다. 그래야만 전체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가톨릭교회는 부활하신 영광의 모습인 예수님을 제단에 모시지 않고, 십자가에 달리신 고통의 예수님을 제단에 모실까요? 그 질문에 대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대답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적대자들을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가 인간의 죄보다 더 크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수난과 십자가의 고통은 요점정리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밀알은 죽는 고통을 겪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떠나야만 아이는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가 가는 길에 고통과 아픔이 있을 것이다. 때로 박해와 죽음도 있을 것이다. 가족과 헤어질 수도 있고,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받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너희는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영이시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결혼이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해도 많은 문제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이제 배우자들은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을 구해도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승진도 해야 하고, 동료들과 잘 지내야 하고, 주어지는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직장은 계속해서 급여를 주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있어서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자녀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예전처럼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자녀는 가정의 희망이고, 미래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이 채워진다고 해서 진정으로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욕망을 다 채우기도 힘들지만, 그렇게 채워진 것들은 그것이 사라지게 되면 더욱 공허하기도 합니다. 오직 하느님께 의탁할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화답송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참된 행복에 이르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가슴 속의 진실을 기뻐하시고, 남몰래 저에게 지혜를 주시나이다. 우슬초로 정화수를 뿌리소서. 제가 깨끗하여 지리이다. 저를 씻어 주소서. 눈보다 더 희어지리다.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이제 다음 달이면 교구의 인사이동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신부님이 새로운 곳을 향해서 떠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박해의 시기를 지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는 것도 아닙니다. 떠나야 하는 곳에서는 박수를 치면서 잘 가시라고 인사를 합니다. 도착해야 하는 곳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새로이 오시는 신부님을 환영할 것입니다. 사제의 인사이동이 기쁨과 박수를 받는 축제의 자리일 수도 있지만, 사제의 인사이동은 조금은 더 절박한 심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다짐으로, 주님께 받은 사명을 충실하게 전하려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앙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신앙은 고통 중에서도, 절망 중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아갈 수 있는 이정표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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