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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나는 슬퍼하고 울부짖으며 맨발에 알몸으로 걸어다니고)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24 조회수1,849 추천수2 반대(0) 신고

 


"나는 슬퍼하고 울부짖으며 맨발에

알몸으로 걸어다니고"

미카는 예언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소개합니다.

나는 슬퍼하고 울부짖으며

맨발에 알몸으로 걸어다니고

승냥이처럼 슬피 울며

타조처럼 애처롭게 울리라.”

(미카서 18)

그도 그럴 것이 주님께서

미카 예언자에게 부여한 사명은

바로 타락한 예루살렘의 심판과

멸망을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짓 예언자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탐욕스런 부자들의 횡포를

단죄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네 인간 역사는 대체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것 같습니다.

미카 예언자의 고발 내용은

어찌 그리도 오늘 우리의 현실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충실하시지만

인간은 언제나 불충실합니다.

미카 예언자 시대 당시 경신례는

호화롭게 거행되었지만,

진정한 마음의 회개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거짓 예언자들과 목자들은

착한 목자와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갔고,

자기 호주머니만 생각하는

삯꾼으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부자들은

주님 두려운 줄 모르고

가난한 백성들을 벼랑끝까지

몰고 갔습니다

미카 예언자는 이런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안고 자신의

예언직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주님께 신뢰하기보다

자신의 재물이나 권력에

더 방점을 찍는 그릇된 안전 의식,

가식과 허위로 가득한 전례,

그분께는 눈엣가시 같은

우상숭배 행위는 주님 주도 아래

모조리 폐기될 것임을

선포했습니다.

죄와 반역과 불충실의 대명사요

화신인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은

철저하게도 파괴될 것임을 외쳤습니다.

틈만 나면 멸망을 선포하고,

숨겨둔 죄를 고발하는

미카 예언자를 향한 기득권 세력의

눈초리는 날카로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집단적 악과 맞서 혈혈단신

투쟁하는 미카 예언자의 모습이

참으로 외로워 보입니다.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백성들 쪽에 섰지만,

그들 앞에서도 철저하게 혼자였습니다.

사제들과 판관들, 권력자들로부터 당한

무시와 냉대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당시 함께 활동하는 다른 예언자들

사이에서도 철저하게 왕따였습니다.

그 끔찍하고 고통스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카 예언자는 최종적으로

희망을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주님께서는 에프라타의 보잘 것 없는

부족으로부터 시작될 새로운 부흥이

준비되고 있음을 선포합니다.

그러나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 것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미카서 51)

다윗의 후손, 메시아 임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곳에서 탄생하실 것이며,

철저하게 파괴될 예루살렘은

다시 한번 당당히 재건되어

온 세상의 중심지가

될 것을 예언합니다.

세상 모든 민족들은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예루살렘으로

달려와 그분을 뵙게 될 것이며,

끝까지 주님께 충실했던

소수의 남은 자들은

주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게 될 것임을 선포합니다.

미카 예언자는

예루살렘으로부터 남서쪽

40킬로 지점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모레셋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시골 출신 농부로 살다가

예언자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당시 농부들이

겪고 있던 고초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연유로 그는 농부와

목축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부패하고 타락한 지주들과

귀족층을 신랄하게 고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평신도 희년을 맞아

세상 안에 몸담고 계시는

평신도들에게 부여된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대해서

자주 생각합니다.

사제직, 예언직, 왕직 하니,

평신도들에게 너무 거리감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너무 거창하거나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미사드리는 마음으로

각자에게 맡겨진 일상의

일들을 정성껏 수행해나가는 것이

평신도들이 사제직을

수행하시는 것입니다.

각자 몸담고 살아가는 가정과 직장,

공동체를 작은 교회

여긴다면 사제직을 잘 이해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성찬례 중에 밀떡이

주님의 몸으로 변화되듯이,

각자가 행하는 매일의 업무를

거룩하게 수행함을 통해

주님의 일로 변화시키는 것이

곧 사제직을 수행하시는 것입니다.

접시를 닦을 때 마치 미사 중

사제가 성작을 닦듯이,

정성껏 기도하는 마음으로 닦으면,

사제직을 잘 수행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비록 보잘 것 없는

존재들이지만,

우리 안에 주님께서 분명히

현존하고 계심을 굳게 믿는다면,

그래서 우리 자신을 또 다른

메시아이요 왕이신 그리스도,

다시 말해서 제2의 그리스도로

여긴다면 왕직을

잘 이해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모상임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안에 주님께서 심어놓으신

고귀한 품위에 걸맞게 살아간다면,

왕직을 잘 수행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지도자들,

그리고 이웃들,

나 자신이 지니고 있는

불의와 거짓을 고발하는데 있어

편안하고 자유로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동선을 위해,

이웃의 선익과 구원을 위해

용기를 낸다면,

그래서 그들을 회개와

새 삶으로 인도하고자 노력한다면,

충분히 예언직을 잘 수행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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