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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기다림은 나쁜 놈보다 착한 분이 더 많기에 /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28 조회수1,781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밭에 밀만 뿌렸다는데 웬일인지 가라지도 섞였단다. ‘저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낼까요?’라는 그 잘난 이의 말에 하느님은 기다리잔다. 가라지를 뽑다 밀을 뽑으면 안 된다는 걸까? 가라지는 처음에는 밀과 비슷하여 구별이 어려우나, 이삭이 패면 밀과 구별된다. 그리고 그 뿌리가 밀과 일부 감기어, 자칫 잘못 뽑을 때 밀도 함께 뽑힌다나.

 

인생에는 밝은 쪽과 어두운 게 대게는 반반이다. 어느 쪽에 비중을 두고 보는지에 따라 삶의 자세가 달라진다. 어디 악인이 없는 세상이 어디 있을까? 어느 조직이든 말썽 피우는 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쁜 놈보다는 착한 이가 더 많은 게 우리네 사회다. 그래서 우리는 자비의 하느님과 함께하기에 그나마 여유롭게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면서 남의 단점을 고쳐 주지 못해 애태우는 때가 많다. 백지 위에 검은 점 하나만 잘못 찍혀도 그것 하나에 온통 신경이다. 결국 그 점 하나에 그 종이는 못 쓰게 될 수도. 사실 종말까지 선과 악은 함께 할 게다. 어둠의 요소는 없어지지 않으리라.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좋은 씨가 많이 뿌려졌다는 것을 기억하자. 누가 뭐래도 그럴 수밖에. 잡초인 가라지가 더 많았더라면 하느님은 벌써 밭을 갈아엎었으리라.

 

거듭 말하지만 악인들이 많은 것 같이 보여도 주위에는 착한 분이 훨씬 더 많다. 우리의 삶에도 고통이 많을 것 같지만 실은 행복이 더 많다. 우리를 변화시키고 심판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그분을 따르는 우리는 이웃을 들추어서 심판하는 이는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을 발견하고 그걸 가꿀 뿐이다. ‘심판은 오직 그분만이 할 게다.

 

그러기에 밀과 가라지의 비유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준다. 그분께서는 밭에 뿌려진 씨앗 가운데 밀뿐만이 아닌, 가라지가 있는 것을 아시고도, 이를 뽑아 버리자는 못된 우리의 청에 수확 때까지 둘 다가 함께 자라도록 버려두잔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네 어머님처럼, 매사에 늘 자비하실 뿐만 아니라 그 인내심이 엄청난 분이시기에.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하루라도 빨리 가라지를 잘라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될 때가. 그러면 밀도 방해받지 않고 훨씬 더 풍성한 결실을 맺을 것 같기에.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효과적인 그 방법을 바라지 않으신다. 대신에 모두가 다 구원받을 수 있기를 원하시고 마지막 그날까지 기다리시는 것을 선택하신다.

 

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것은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일 게다. 지금은 비록 잘못된 모습이지만, 언젠가는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기에. 세상이 더 발전할수록 우리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것에만 익숙해져 간다. 훨씬 편하게 세상을 살게 되지만, 동시에 인내심은 줄고, 조급증만 는다. 주님의 인내와 기다림을 깊이 묵상해 보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밀,가라지,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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