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7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29 조회수2,972 추천수11 반대(0)

유대인들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로마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유배를 가야 했고,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아다녔습니다. 성전에서 예배를 드릴 수도 없었고, 고향으로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유대인들이 다시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하느님께서 지켜주신다는 신앙이었습니다. 그런 신앙을 가정에서 가르치는 교육이었습니다.

 

한국의 천주교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교리의 문제로, 서양에서 들어왔다는 이유로 배척을 받았고, 박해를 받았습니다. 만여 명이 순교했습니다. 고향을 떠나야 했고, 산속으로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가족들이 헤어져야 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의 천주교회는 박해를 이겨냈습니다. 그런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신앙이 있었습니다. 그런 신앙을 가정에서 가르치는 교육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천주교회는 많은 발전이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성당이 있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미사에 참례할 수 있습니다. 박해도 없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고백성사를 할 수 있습니다. 단체활동을 통해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기만 하면 성경책은 물론 영적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사제와 수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분명 외적으로는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러나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에게 교회의 문턱은 높아졌습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비율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80% 이상의 신자들이 주일미사 참례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판공성사를 보는 신자들의 비율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미래인 주일 학생과 청년들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하느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신앙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신앙을 가르치는 가정에서의 교육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서는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억지로라도 왕으로 삼으려 하니까 조용히 물러나셨기 때문입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진정한 이유는 백성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굶주린 백성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고, 그다음에 놀라운 표징이 일어났습니다.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오웅진 신부님은 놀라운 체험을 했습니다. 시골의 작은 본당에서 사목할 때였습니다. 다리 아래에는 오랜 굶주림과 병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그냥 지나다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자신도 거지이고, 자신도 아프면서 최 씨 할아버지는 다리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동냥한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오웅진 신부님은 가난하고, 병들고, 버려진 사람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오웅진 신부님은 오천 명 아니 오십만 명의 굶주리고, 병든 사람들에게 외롭고 버려진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행복하게 선종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오웅진 신부님의 따뜻한 마음이 이런 놀라운 표징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기적이 먼저가 아닙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먼저입니다. 표징이 먼저가 아닙니다. 가난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그 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들에 피는 꽃도 그렇게 자신을 내어 주면서 새로운 씨앗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먹을 것과 우리가 입을 것을 다 마련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가 모두 주님 안에 하나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먹을 것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외로워서 죽어야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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