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7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03 조회수2,249 추천수7 반대(0)

자매님들이 교구청을 방문했습니다. 성경공부를 하시는 분들인데, 제가 매일 올리는 묵상 글을 읽었다고 합니다. 교구청 경당에서 미사를 함께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복음은 무엇인가를 나누었고, 자매님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두 직장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자녀의 출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출산휴가도 적었고, 복직했어도 전에 있던 자리가 아니라 더 힘든 자리로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이를 돌봐줄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휴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시댁이나 친정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하였습니다. 자매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자매님들의 동네 옥탑방에서 서울시장님이 지낸다고 합니다. 서울시장님이 현장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다면 자매님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도 찾을 것 같습니다. 부모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신혼부부들에게 장기 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출산휴가를 충분히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을 더 많이 마련하고, 육아에 필요한 비용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집을 마련하는 부담이 적다면, 출산 후에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육아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저출산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고, 신혼부부들의 삶의 질도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경공부를 하고, 신앙 안에서 살아가는 자매님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을 보라고 하는데 달을 향해 뻗은 손을 본다는 뜻입니다.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자존심, 선입견, 교만, 욕심, 질투는 견지망월의 원인이 되곤 합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학벌, 출신, 나이를 먼저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표징과 새로운 권위로 인해 자신들이 누렸던 기득권을 빼앗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이 모든 이에게 개방되어 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도 견지망월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율법과 계명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바다와 같아서 모든 이를 품어 주신다는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직업과 예수님의 가족이라는 틀에 묶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견지망월이라는 병이 자주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 병을 극복하는 길은 겸손함에서 시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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