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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3.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03 조회수2,157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13, 54-58(연중 17주 금)

 

 오늘 <복음>에서, 하늘나라의 비유를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고향으로 가시어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놀라워했습니다.’(마태 13, 54) 그러나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마태 13, 57).

그런데 왜 그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일까?

대체, 왜 예수님을 알아보고서 놀라워하면서도 오히려 못마땅하게 여긴 것일까?

 

 사실, 그들은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마태 13, 54) 하고, 그분의 지혜와 기적의 힘에는 놀라워했습니다. 그러나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마태 13, 56)라고 하며, 그 지혜와 힘이 어디에서 온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권위를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곧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앎(유식), 곧 자신들이 그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모름(무지), 곧 그분의 지혜와 힘의 원천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그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은가?”(마태 13, 55-56)

 

 이처럼, 그들은 나는 그를 안다는 자기 생각, 곧 자신들의 고정관념, 선입관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자신들이 안다.’고 여기는 이 생각이 완고함과 불신을 불러오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결국, 자신이 아는 것 그것을 믿고 섬기고 따른 우상숭배에 빠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 고집부리는 사울을 꾸짖을 때, 사무엘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1사무 15, 23)

 

 사실, 우리는 이 우상을 벗어나야,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게 됩니다. 믿음은 자기에게서 빠져나와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지, 하느님을 자기의 좁은 지식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곧 믿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뛰어넘어 있는 그대로의 그분의 인격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비록 자신이 알고 있는 그러한 예수님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분을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앎에 대한 완고함, 자신이 안다.’는 사실로부터 벗어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무지에 대한 어리석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리지외의 데레사는 말합니다.

하느님 사랑을 위하여 저는 가장 낯선 생각들도 받아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완고함은 불신의 씨요, 믿음은 하느님을 끌어당기는 자석입니다. 그러기에, 타인에게 자신을 개방하는 일, 나아가 개방을 넘어서 타인을 수용하는 일, 수용을 넘어서 타인으로 하여 자신의 변형을 이루는 일, 그것이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받아들이는 이의 모습일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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