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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06 조회수2,854 추천수9 반대(0)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합니다. 한글을 그만큼 배우기가 쉬운 문자입니다. 한글은 백성들을 사랑하는 세종대왕께서 만들었습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다른데 우리는 중국의 문자를 사용했습니다. 중국의 문자인 한자는 배우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글을 모르기에 책을 읽을 수 없었고, 책을 모르기에 세상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었습니다. 책을 모르기에 더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백성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헤아려서 쓰기 쉽고, 배우기 쉬운 한글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세종대왕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오늘도 한글로 묵상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새로운 문자인 한글로 어려운 유교의 경전을 책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이 오랜 시간 익숙하게 접했던 불교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조선의 통치 이념은 유교였지만 백성들은 1000년 동안 불교의 문화와 전통 속에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은 모두 부처님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백성들은 책을 통해서 친숙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한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역시 백성들을 사랑하는 세종대왕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978월과 9월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여성이 하느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8월에는 영국의 황태자비인 다이애나가 세상을 떠났고, 9월에는 성인이 되신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분은 아름다운 외모와 신데렐라와 같은 삶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른 한 분은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의 모습이지만 그 영혼이 아름다운 삶을 사셨습니다. 한 분은 궁전에서 살았고, 많은 풍요를 누리고, 부러움을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한 분은 가난한 빈민가에서 살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신데렐라처럼 신분이 변하는 것이 거룩함은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사람들의 칭송이 거룩함은 아닐 것입니다. 낮은 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거룩함인 것입니다. 주름진 얼굴이지만, 거친 손이지만 절망 중인 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거룩함인 것입니다. 근심과 걱정 중인 이들에게 사랑의 미소를 보여 주는 것이 거룩함인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입으셨던 옷과 신발, 외모를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의 마음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친 사람입니다. 침을 뱉고 모욕한 사람입니다. 3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한 제자입니다. 스승님을 팔아넘긴 제자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용서를 청하셨습니다.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셨고, 3번이나 넘어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이해해 주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고독과 아픔을 예수님과 나눌 수 있습니다.

너는 오늘 낙원으로 갈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리 우리 죄가 컸어도 마지막 순간에 회개하면 용서해 주시는 분입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고 기뻐하는 목자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마르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과 멀어지는 것 때문에 목이 마르십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목이 마르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이웃을 사랑하면 주님께서는 기뻐하실 것입니다.

다 이루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결심을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지켜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시작한 일을 다 마치지 못하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제 영혼을 맡기나이다.’ 예수님께서는 오직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는 욕심 때문에, 시기와 질투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자존심과 교만함 때문에 순종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외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주님의 마음이 거룩하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오래 사는 것도 포기하셨고, 재물도 포기하셨고, 세상의 명예도 모두 포기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도 하느님께 그런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신앙인은 모두 제2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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