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9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3 조회수3,089 추천수10 반대(0)

가끔 찾아가는 식당이 있습니다. 종업원으로 일을 하던 주방장이 2년 전에 식당을 어렵게 넘겨받았습니다. 식당을 넘겨받으면서 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내도 함께했지만,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요즘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방장으로 일할 때와 사장이 돼서 일할 때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번 놀랐습니다. 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기 관리를 잘하신 것입니다. 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을 만큼 성실한 것입니다. 직원들은 쉬는 날이 있지만, 사장님은 쉬는 날이 없었습니다. 음식의 맛도 좋지만, 사장님의 자기 관리와 성실함이 있기에 식당은 손님들이 많이 찾을 것입니다.

 

5년 동안 교구청에 있으면서 여행도 다녔고, 휴가가 갔었고, 시간이 나면 쉬기도 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았다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쉰들러의 이야기도 생각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물을 팔아서 유대인들을 구했습니다. 그때 생명을 구했던 유대인과 유대인의 자손들은 매년 쉰들러의 묘소를 찾아가 감사를 표시한다고 합니다. 쉰들러의 마지막 말이 기억납니다. “내 손에 있는 금반지를 팔았으면 몇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의 시대에는 목숨을 바치는 피의 순교는 없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으로 바치는 땀의 순교는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교회의 여러 곳에서 빨간불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제, 수도자의 성소가 줄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 아픈 이들에게 교회의 문턱이 높다고 합니다. 쉬는 교우들이 늘어나고 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삶은 풍요로워졌지만, 영적인 갈증은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셨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언젠가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너는 네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느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느냐?” 가을을 기다리며 예전에 읽었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행복한 한 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