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모 승천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5 조회수2,895 추천수9 반대(0)

역사학자 랑케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물질과 과학은 발전하고 진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눈으로 보고, 삶으로 체험한다. 교통수단, 전자제품, 인터넷은 분명 지난 세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의학, 생물학, 심리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윤리와 가치, 정신과 영혼이 발전하고 진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원효, 이황, 이이와 같은 사상가를 넘어서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헤로도토스와 같은 문학가를 넘어서는 사람을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석가, 공자, 예수와 같이 인류의 정신과 가치를 이끌어준 구도자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종교를 가지며,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것은 물질과 과학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은 빵만 먹으며 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시간과 공간의 틀에서 살지만, 영원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물질과 과학의 관점에서 성모승천 대축일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지구가 아주 작은 별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넘어서 또 다른 별로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우리의 과학으로는 지구보다 더 아름다운 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앙 안에서 성모승천 대축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정신과 영혼의 관점에서 성모승천 대축일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사건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 모두 언젠가 하느님의 품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표징입니다. 누군가 이야기했습니다. 영원한 것은 끝도 없는 시간의 연장이 아니라, 영원한 것은 채워짐이라고 했습니다. 희망이 채워지고, 사랑이 채워지고, 믿음이 채워지는 것이 바로 영원함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끝도 없는 시간의 연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 속에서 우리는 모두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 신앙인이 가야 할 미래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의 민족과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승천하신 날, 우리 민족은 해방의 기쁨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성모님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신 큰 은총입니다. 이렇게 기쁜 날 우리가 마음껏 기뻐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현실 때문입니다. 우리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휴전 중입니다. 하루속히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기보다는 경제, 문화, 예술의 교류는 재개되어야 합니다. 또한, 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은 인도적인 측면에서 꼭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어둠이 있습니다. 자살률은 세계 최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물질과 자본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많은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정신, 역사, 철학, 종교적인 성찰을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시급한 문제는 소통의 부재입니다. 부부가 함께 같은 집에서 산다고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묶인 것들은 풀어가야 합니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 소통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층, 세대, 지역, 이념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소통의 모범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겸손함과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성모님의 순종을 배워야 합니다. 성모승천 대축일을 지내면서 마리아의 노래를 함께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를 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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