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대 거기 있다고 힘겨워 하지 마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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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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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8-15 | 조회수1,680 | 추천수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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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거기 있다고 힘겨워 하지 마세요. 나리꽃은 거기 있어도 아름답게 꽃핍니까. 보아주는 이 없어도 거기 있음으로 해서 그늘진 그곳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건너야 닿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정겨움이 감돈다면 고마운 사람입니까. 한단 말인가 생각하지 마세요. 하나만으로도 기뻐하고 대견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실망하지 마세요. 구절초는 가을이 되면 얼마나 곱게 핍니까.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어도 고즈넉하게 만듭니까. 있어야 하나 생각하지 마세요. 서 있는 것입니다. 찬바람 부는 낮은 자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강한 사람입니다. 얼굴을 찡그리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미워하지 마세요. 깊이 사랑합니다.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숲 속에 늪 하나가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목숨을 이어가는 지 생각해 보세요. 나비 반딧불이들이 기뻐하고 울려나오는지 아십니까. 날개를 쉬며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아십니까. 학대하지 마세요.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베풀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때문에 거기 있는 것입니다. 하찮게 생각하지 마세요. 강물의 핏줄이 됩니다. 그물코가 됩니다. 주목을 받지 못해서, 생각하지 마세요. 모여서 이룬 것입니다. 모태인 것입니다. 근원이요 출발입니다. 시작입니다. 힘겨워하지 마세요. 거기 그렇게 있지만 바꾸고 퇴락한 돌담을 정겨운 공간으로 바꿉니다. 소박한 모습으로 서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상에는 참으로 많습니다. 꽃밭으로 바꾸는 것처럼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없습니다. 똑같이 견딥니다. 느티나무가 견디는 비와 바람을 꽃을 피웁니다. 외로워하지 마세요. 외롭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늘 들판 한 가운데서 외롭고 산비탈에서 외롭습니다. 외롭게 밤을 지새고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외롭게 잠을 청합니다. 다 저 혼자씩은 외롭습니다. 혼자 결정합니다. 나눌 수 있는 외로운 이들을 찾아 나섭니다. 다 그렇게 외롭습니다. 그대만큼 외롭습니다. 외로운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외로운 존재인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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