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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16.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겠느나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6 조회수1,651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18, 21-19, 1(연중 19주 목)

 

우리는 왜 용서를 해야만 할까요? 그것도 끝없이 용서를 해야만 할까요? 그것은 단지 용서하라는 하느님의 명령 때문일까요? 아니면 용서하지 않으면 내게 손해가 오고, 불편한 까닭일까요? 실상, 나름대로 그 이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용서를 하고 싶고 또한 용서를 하려고 애써보지만, 용서가 되지 않는 까닭은 또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앞 장면에서 죄지은 형제에 대한 사랑의 교정에 대해서 말씀하신 다음, 이제 매정한 종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왜 용서를 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줍니다. 곧 우리가 먼저 이미 자비와 용서를 입었기 때문임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그분께서 우리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기도 전에, 아니 죄를 지었노라고 내가 죄인이라고 인정하기도 전에, 먼저 우리를 용서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원해달라고 청하기도 전에, 먼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몸소 십자가를 지셨고, 그것도 끝까지, 당신의 목숨을 내놓기까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도 당신께서는 똑같은 죄를 자꾸만 반복해서 짓고 또 짓는 우리를, 여전히 끝도 없이 용서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입은 바로 이 사랑, 이 용서, 이 자비가 바로 우리도 끝없이 용서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 33)

 

그러나 자비를 입었다고 해서, 모두가 자비로운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자비를 입은 그 사실 자체도 깨닫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비로운 사람, 용서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매정한 종의 비유를 통해 용서하는 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용서받은 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그것은 바로 빚을 탕감해준 주인의 마음, 가엾은 마음(마태 18, 27)과 탕감 받은 자가 지녀야 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은 빚진 사람이 진 부채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채를 진 사람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이해타산의 계산이 아니라, 사람의 존귀함을 들여다보는 마음입니다. 곧 내가 받은 상처를 헤아려보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받은 상처를 헤아려보는 마음입니다.

감사히 여기는 마음은 죄를 지은 우리에게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우리를 향하여 아무런 조건 없이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순전한 선의, 자비를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선의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에게도 역시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용서받았음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마음이 우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감사의 표현으로 다른 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그들을 용서하게 될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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