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7 조회수2,433 추천수10 반대(0)

목욕물과 함께 어린아이까지 버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를 목욕시킨 통의 물을 버리면서 아이까지 버리는 모순과 잘못을 풍자한 말입니다. 본질은 어린아이고 비본질은 목욕통의 물입니다. 비본질인 목욕물 때문에 본질인 어린아이를 버리는 어리석음을 꼬집는 말이기도 합니다. 양파의 껍질을 벗기면 다른 것이 나올 것 같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습니다. 특히 전례의 변화가 많았습니다. 사제는 제대를 향해서 미사를 봉헌했었는데, 신자들을 향해서 미사를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언어였던 라틴어로 미사 경본을 읽었는데, 각 나라의 말로 미사 경본을 읽게 되었습니다. 편리함을 추구하였고, 신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한 배려였습니다. 미사와 전례가 친교의 자리가 되었고, 나눔의 자리가 되었고, 축제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사의 또 다른 본질인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과 희생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도 사실입니다. 공간활용과 편리함을 위해서 장궤 틀을 없앤 성당이 많습니다. 성당에서 하느님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엄숙함과 경건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절대자에게 순종하는 신비로움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어머니는 아버님의 수저는 늘 따로 마련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사용하시는 안경, 책상, 책을 소중하게 여기셨습니다. 저는 그런 물건을 대할 때, 아버지가 계시는 것처럼 긴장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권위를 늘 생각하셨습니다. 형제들은 아버지의 말씀과 아버지의 판단에 이견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장벽은 없었지만, 아버지의 권위는 가족들에게는 신비로움마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저출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는 아이에게 올인하는 시대입니다. 예전처럼 아버지의 권위가 있지도 않고, 그런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으로서의 아버지의 자리는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하지만, 질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권위는 있지만 권위적이지 않은 아버지의 사랑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롭지만 부모님을 존경하는 자녀가 되면 좋겠습니다.

 

본당 신자들은 가정의 성화를 이루고,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가족들이 함께 기도해야 하고, 주일미사에 참례해야 하고, 가족으로서 사랑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세상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으니 본당 신자들은 말과 행동으로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선교를 해야 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과 자비를 베풀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잘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과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다른 신들을 섬기곤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오도록 기다려 주시고 용서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혼인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혼인은 하느님 앞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혼인의 약속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혼인을 성사로 존중하고 있습니다. 성사는 하느님께서 함께하는 거룩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힘든 과정이 있겠지만 혼인은 지켜져야 한다고 합니다. 하느님을 대하듯이 배우자를 존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거룩한 가정에서 자녀들은 성숙한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거룩한 가정이 있는 교회는 자연스럽게 거룩해집니다.

 

본당신부와 본당 신자는 신앙 안에서 맺어진 만남입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본당신부도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살아야 하고, 본당 신자들도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충실하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