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0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9 조회수2,469 추천수11 반대(0)

사필귀정,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끝이 있기 마련이고, 만남은 또 다른 이별을 예고한다고 합니다. 지난 금요일에 교구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저는 교구장님의 허락을 얻어서 3개월 동안 제주도 엠마오 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주교 회의에서는 제주도에 사제들을 위한 연수원을 마련하였습니다. 강의를 듣고, 다른 교구 사제들과 만남을 통해서 친교를 이루는 자리입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신청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지혜입니다. 지혜는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힘입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겸손입니다.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분별력입니다. 떠나야 할 사람을 박수치며 떠나보내는 것도 지혜입니다. 새로이 오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인정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인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였고, 에너지의 발전은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인간의 몸이 에너지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도구를 만들어서 인간은 에너지의 힘을 증대시켰습니다. 불의 발견과 이용은 추위를 이길 수 있게 하였고, 인간의 영양 상태를 좋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석탄, 석유, 전기, 원자력으로 인류는 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하였고, 현대문명은 에너지를 먹으면서 성장한 것입니다. 저 역시 현대문명의 혜택을 충분히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편안하게 먼 거리를 이동합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작업하고,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디지털화된 전자기기를 통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있습니다. 연극, 영화, 뮤지컬을 통해서 다른 이들의 생각과 상상을 공유하게 됩니다.

 

새는 하늘을 날 때 , 의 날개를 함께 사용합니다. 그래야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서 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인류가 에너지라는 날개를 발전시키고, 이용하는 것은 잘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류는 영성이라는 날개를 키우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화려한 집은 있지만, 화목한 가정은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물질적인 풍요는 누리지만 고독과 소외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인류는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지만, 10억 명가량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30%는 에너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조상들이 가꾸었던 지성, 영성이라는 날개를 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참된 지혜와 영원한 생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것은 디지털 문명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그것은 에너지의 발전으로는 키울 수 없는 말입니다. 그것은 지성과 영성으로 이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소유하는 삶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우주라는 배에서 단 한 명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만 이해할 수 있는 말입니다. ‘時間, 空間, 人間이라는 말은 모두 관계의 틀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말임을 깨달아야만 알 수 있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빵과 피를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생명의 피에 대한 신앙적인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피는 우리의 몸을 돌면서 영양분을 공급해 줍니다. 우리 몸에서 발생한 노폐물들을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피는 우리 몸에 들어온 나쁜 병균들을 물리치는 일을 합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의 영혼은 믿음, 희망, 사랑의 영양분을 공급받게 됩니다. ‘분노, 시기, 원망과 같은 노폐물을 내보내게 됩니다. 유혹, 욕심, 게으름과 같은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둘째, 피는 가문과 혈통을 뜻합니다.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족보는 가문의 혈통을 말해주는 보물입니다. 성서는 예수님의 탄생에도 예수님의 족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물과 식물에도 품종이 있습니다. 우수한 품종은 보존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열매를 맺는 품종, 더 건강한 후손을 낳은 품종들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혈통은 없습니다. 혈통은 자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지만, 우리는 우리들의 노력과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크시기 때문입니다.

셋째, 피는 기운을 뜻합니다. 혈기왕성한 사람은 의욕이 넘치고, 창의적이며 매사에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혈기가 없는 사람은 젊은이라고 해도 매사에 의욕이 없고, 나약하며 시련이 닥치면 금세 좌절하고 맙니다. 우리 민족은 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민족의 혈기가 강해서 모두 이겨냈고, 오늘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신앙인은 그리스도의 혈기를 받았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협조자인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성령은 교회를 보호해 주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를 통해서 성령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넷째, 피는 희생과 봉사를 상징합니다. 예전에는 희생 제물로 동물의 피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흘린 피로 우리들의 모든 죄를 사해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피를 맑게 하려고 운동을 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합니다. 우리의 영적인 피를 맑게 하도록 우리는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미사에 정성껏 참여해야 합니다. 규칙적으로 기도를 하고, 자선을 베풀어야 합니다.

 

우리의 몸만 동맥경화에 걸리고, 심장 질환에 걸리고, 당뇨에 걸리고, 고혈압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영혼도 동맥경화, 심장 질환, 당뇨와 고혈압이 올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도하십시오, 그것은 지상 최대의 힘입니다. 읽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그것은 지혜의 샘입니다. 웃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그것은 영혼의 음악입니다.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하느님이 부여해 주신 특권입니다. 나누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이기적이기에는 우리의 하루가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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