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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1주일/ 그리스도 안에서의 결심은 후회가 없습니다./이 기양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25 조회수2,500 추천수2 반대(0) 신고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요한 6,60-69)

 

그리스도 안에서의 결심은 후회가 없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사소한 물건을 하나 사는 데도 순간 잘못하면 오랜 시간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고 또 결정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나머지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 생각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라는 유행가 노랫말처럼 자꾸 망설이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때가 되면 결단 을 내려야 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이 우리에게 요구하고 가르치는 것이 바로 신앙의 결단입니다.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 매순간 하느님께 로의 결단이 필요하며, 한 번 결단하고 나서는 거기에 끝까지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여호수아는 자기가 죽게 될 때를 알게 되자 백성들을 모아놓고 결단을 촉구합니다.

 "만일 주님을 섬기는 것이 너희 눈에 거슬리면, 너희 조상들이 강 건너편에서 섬기던 신들이든, 아니면 너희가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족의 신들이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여호 24,15).

죽음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우상 숭배를 멀리하고 주님만을 선택해야 함을 아주 강력하게 확인하고 또 다짐을 받습니다. 오늘 복음도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셔야 영원히 살 수 있다고 가르치시자 유다인들 은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요한 6,52)하며 말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하는 결론을 내고 모두 예수님을 떠나갔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향해 물으십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비장한 각오로 제자들에게 결단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베드로가 즉시 대답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요한 6,68-69).  오직 예수님만을 선택하고 따르겠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소련의 스탈린 시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콤팰트라는 이름을 가진 유다인 의사가 있었습니다. 콤팰트는 스탈린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가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 수감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천주교 신자를 만나 예수님을 알게 됐는데, 주님 말씀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부정과는 일체 타협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콤팰트가 수용소 규율을 어기게 됐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수용소에서 젊은 남자 한 사람이 암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사상이 나쁘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시가 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살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던 콤팰트는 의사로서 큰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차례 치료가 미뤄지고 수술 대상에서 제외되자 마침내 콤팰트는 그를 위해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의사로서 양심에 걸리는 일을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수용소 법을 어기고 금지된 수술을 한다는 것은 바로 사형 선고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콤팰트는 수술을 감행했고 곧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사형이 행해지기 전날 밤에 콤팰트는 수술을 해 준 젊은 남자를 찾아갑니다. 콤팰트는 그에게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며, 자기가 왜 수술을 했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그 옆에 있던 사람이 물었습니다. "이 젊은이를 수술해준 죄로 당신이 죽게 됐는데 후회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아주 유명한 대답이 나오지요. "그리스도 안에서의 결심은 결코 후회가 없습니다.“

다음 날 콤팰트는 처형장으로 담담히 걸어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콤팰트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때 수술을 받고 살아난 젊은이가 바로 노벨상 수상작가인 알렉산더 솔제니친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여호수아가 백성들에게 선택하도록 요청한 대로 하느님만을 믿는 사람들은 세상 풍파 속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고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유로운 한 주간되길 바랍니다.

[말씀자료 :이 기양 신부 / 편집 : 원 근식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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