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01 조회수2,414 추천수13 반대(0)

식사하면 산책을 하곤 합니다. 명동에 있을 때는 을지로 지하도를 걸었습니다. 을지로 입구에서 동대문 역사문화 공원 역까지 다녀오기도 했고, 청계천을 따라서 걷기도 했고, 시청을 거쳐서 광화문을 걷기도 했습니다. 남산을 걷는 것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중앙동에 와서는 추억이 깃든 곳을 걷고 있습니다. 어릴 때 다니던 초등학교에 가보기도 하고, 전에 살던 동네에 가보기도 하고, 친구들이 살던 곳에 가보기도 하고, 관악산에도 가곤 합니다. 초등학교에 가면서 두 가지를 느꼈습니다. 첫째는 언덕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언덕이 참 길었습니다. 가다 쉬기도 하고, 뽑기 아저씨의 뽑기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걸어보니까 무척 가까운 언덕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운동장입니다. 예전에는 운동장이 크고 넓게 느껴졌습니다.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하고, 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운동장이 작아 보였습니다. 언덕도 그대로이고, 운동장도 그대로였지만 제가 몸이 커지고, 생각이 깊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하였기 때문입니다. 운동장에서 예전에 함께 놀던 친구들을 생각하였습니다. 3년 동안 담임이셨던 선생님도 생각하였습니다. !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담임 선생님께서는 똑똑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셨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보다는 베푸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잘 계시면 좋겠습니다.

 

동창신부님의 본당에서 주보를 보았습니다. 교구청에 있을 때는 큰 관심도 없고, 바쁘기도 했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시간도 많고, 바쁘지도 않기 때문에 주보를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동창신부님 본당의 일, 교구의 알림, 교육, 미사, 행사를 읽었습니다. 교구에는 많은 단체가 있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주도로 연수 가기 전에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인사이동으로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된 신부님들은 첫 주말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주어진 능력과 재능을 발휘해서 좋은 결실을 보면 좋겠습니다.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예수님께서는 3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깨어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깨어있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의 기준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유다인은 표징을 원하고, 그리스인은 지혜를 요구하지만, 신앙인은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을 따르는 신앙인들은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깨어있는 신앙인은 행동해야 하고, 행동하는 신앙인은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깁니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찡그리면 찡그릴 일이 생깁니다. 이해하면 이해할 일이 생기고, 오해하면 오해할 일이 생깁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능력과 힘을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바로 달란트의 비유입니다. 감사와 기쁨, 이해와 사랑은 우리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미움과 분노, 오해와 불신은 우리의 능력을 땅에 묻는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을 늘 마음에 담고 살면 좋겠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속된 기준으로 보아 지혜로운 이가 많지 않았고 유력한 이도 많지 않았으며 가문이 좋은 이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가 되시고,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이 되셨습니다.”

 

깨어있으면서 행동하고, 행동하면서 열매 맺는 9월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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