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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6.깊은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 양주 올리베다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06 조회수1,778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5, 1-11(연중 22주 목)

 

 예수님께서는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시몬의 배에 타시어 군중을 가르치시고 난 다음, 시몬에게 이르셨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 4)

 

그러자 시몬이 말하였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 ,5)

 

 일이 다 끝났는데도 굳이 다시 그물을 치는 일은 귀찮기도 한 일이었지만, 그것은 먼저 자신의 앎을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곧 고기가 없다는 것을 이미 밤새도록 확인한 그곳에 다시 그물을 친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하여 확인한 앎을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고기 잡는 일에 있어서 프로였던 베드로는 그렇게 먼저 자신의 앎을 내려놓았습니다.

 이를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1코린 3, 18)

 

 그렇습니다. 자신이 아는 것,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맞지 않다고 여기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에서 주님을 만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곧 자신의 앎을 내려놓은 바로 그 자리에서, 주님을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끌어올린 그물에서 많은 고기와 함께 많은 죄도 함께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 8)

 

 참으로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이 죄 많은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고백하는 것, 그것은 곧 주님에 대한 경배요 찬양입니다. 그는 그물을 치기 전에는, 어떤 한 분 스승(5, 5)을 만났을 뿐이었지만 이제 그물을 치고 난 다음에는, 오직 한 분 주님(5, 8)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에게 진정한 인격적인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앎을 버릴 때 찾아드나 봅니다. 곧 자신이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변화되는 대상이 될 때에 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변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되는 존재임을 말해줍니다. 곧 변화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를 변화시키십니다.

 그러기에 변화는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요, 회개 역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에 대한 수락에 의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앎을 버리고, 말씀을 수용할 때 생겨나는 은총입니다. 그렇습니다. 고기 잡는 일에 있어서 프로였던 베드로는 먼저 자신의 앎을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이처럼, 변화는 하느님과 우리의 합작으로 만들어집니다. 곧 배를 몰고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리는 우리의 일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시지만 무능하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자유롭게 동의하지 않을 때에는 무능하시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정 변화를 원한다면, 아니 변화되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앎을 내려놓고, 예수님의 말씀을 수락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그 말씀의 성취를 통하여 우리는 변화될 것입니다. 마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5, 5) 하고 주님의 말씀을 수락한 베드로에게서 진정한 변화가 생겼듯이, 우리도 변화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먼저 깊은 데로 저어 나가(루카 5, 4) 그물을 내려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야(루카 4,11)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나의 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미 주님의 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항해하는 배 말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이신 예수님이 나의 전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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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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