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07 조회수2,989 추천수12 반대(0)

담배를 끊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담배를 끊는 것이 어렵고, 담배를 끊을 정도라면 독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의미입니다. 독한 사람과 가까이하면 그다지 좋은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지금 담배를 끊고자 하는 사람은 반대로 담배를 이미 끊었던 사람과 가까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정생활이 어려워지고, 직장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금주에 성공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23년 전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제가 결정한 일 중에, 제가 결정하고 계속 이어가는 일 중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기도 하지만,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 독한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체중을 줄이고 싶은 사람, 신앙을 위해서 새벽 미사에 가고 싶은 사람, 교양을 위해서 책을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은 실제로 체중을 줄인 사람, 매일 새벽 미사에 참례하는 사람, 언제나 책을 즐겨 읽는 사람과 가까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으로부터 좋은 영향력과 기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어른들이 자녀들의 혼인을 허락할 때에는 배우자의 집안을 보았습니다. 예의범절을 아는 집안, 학문과 예술을 아는 집안, 청렴하고 겸손한 집안이라면 기꺼이 혼인을 허락했습니다. 지금 배우자가 많은 것을 채우지는 못했을지라도 그런 집안이라면 충분히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낡은 자아를 벗어버리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타성과 습관을 끊어버리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역사와 문명은 낡은 자아를 깨고 새롭게 혁신을 이룬 사람들이 이끌어 왔습니다. 새로운 창조와 발전은 타성과 습관을 끊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이끌어 왔습니다. 새로운 발전과 도약은 창조적인 사람의 길을 따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명동에는 틈새라면이라는 라면 전문점이 있습니다. 독특한 매운맛으로 단골손님들이 찾는 곳입니다. 사목은 본당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선배 신부님들은 대부분 본당 사목을 하면서 사제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목은 본당과 본당 이외의 사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대부분 시간을 집과 가까운 곳에서 지냈지만 산업화한 도시에서는 대부분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사목의 틀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빈민 사목, 경찰 사목, 교정 사목과 같이 사람들이 일하는 현장으로 찾아가는 사목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본당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사목도 필요하지만, 영적인 목마름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사목도 필요해졌습니다. 미사 시간도 그렇습니다. 일정한 틀에 맞춘 미사 시간이 아니라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미사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늦은 저녁 시간에 미사를 하는 본당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포도주를 담으려는 신선한 시도라고 하겠습니다.

 

신앙은 우리를 억누르고,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신앙은 우리 안에 맺힌 것들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오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에 관해서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지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보았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가지고 제자들을 판단하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에게는 신앙은 삶을 구속하고,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는 또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갈등을 일으키는 많은 경우도 미리 판단하고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절친했던 친구가 갈라지는 경우도 충분히 듣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남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참된 신앙은 이해와 용서, 인내와 관용이라는 그릇에 담아야만 더욱 빛을 낼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