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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웅렬신부(오병이어의 기적)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10 조회수1,473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병이어의 기적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이야기 잘 아세요?

예수님이 무슨 기적을

일으키신 거예요?

무엇으로요?

보리떡 5개랑 소금에 절인

물고기 2마리,

그래서 오병이어(五餠二魚)라고 해요.

오병이어의 기적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복음에서 읽어드렸어요.

오늘 복음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면서 눈을 감고

제 설명을 잘 들어보세요.

여러분의 몸이 2천 년 전

이 사건이 일어난 그 자리에

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세례자 요한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예수님이 들으신 후

너무 마음이 아파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 호수를 건너

건너편으로 가십니다.

거의 십중팔구 배를 타고

가셨을 거예요,

그런데 그 모습을

군중들이 지켜봅니다.

그리고 기적을 보고

체험했던 많은 군중들이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물론 자기 쪽배를 타고

건너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걸어갔습니다.

그 군중들은 대부분이

건강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아픈 사람들이었습니다.

군중은 남자만 5천명.

예나 지금이나 종교집회에는

여자가 남자의 적어도 2배는 됩니다.

그러니 최소한 만 오천 명

이상이 되는 사람이 모였다는 거지요.

당시 인구수와 교통수단을

생각하면 만 오천 명은

상상을 초월하는 집회예요.

그 많은 사람이 목발을 집고,

아이업고, 절뚝거리며,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예수님 계신 곳인

저 곳에 가야 산다는 마음으로

따라 나선 거예요.

오늘 복음에 예수님이 먼저

제자들과 산에 오르시어

자리 잡고 앉으셨다고 나옵니다.

산에 올라앉으셨으니

낮은 쪽이 보였을 겁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새까만 것이 오는데,

가까이 올수록 보니 사람들이었어요.

예수님도 깜짝 놀라셨겠죠?

예수님은 사촌인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너무 마음이 아프고 착잡하여

사람들을 피해 이곳에 왔던 것인데,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던 것이지요.

그 상황에서 예수님은 세 가지를

생각하셨을 겁니다.

첫 번째는 배타고 편하게 온 것이 아니라

저 먼 길을 걸어서 왔을 진데,

게다가 대부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인데,

여기까지 오느냐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두 번째는 벌써 해가 지려하는데,

배곯고 왔을 텐데 배가 무척 고프겠구나!

그리고 세 번째로 느끼신 것은

내가 또 일을 하긴 해야겠구나!’

오늘 복음에 나오죠?

당신이 하시려는 일을

이미 잘 알고 계셨다고 나옵니다.

지금 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말씀이 아니라 빵이구나!

배가 고파 눈이 안 떠지고

허리가 꼬부라져 있는 상황인데,

말씀이 안 들어오거든요.

지금 이 순간에 예수님은

분별을 하시는 거예요.

빵이야 말씀이냐?

하여튼 예수님이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 생각을 눈치 챈

제자들은 긴급회의를 합니다.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거야?;

그래서 결론을 내리죠?

오늘 요한복음에는 안 나오지만

마태오복음에서는 예수님께 건의를 합니다.

선생님, 돌려보냅시다.’

그것이 12명 머리에서 나온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입니다.

죽으나 사나 같이 껴안고 살자가 아닌

일단 우리가 불편하고 해결방법이

없으니 돌려보내자.

예수님은 이 말씀 듣고

서운하셨을까요? 아닐까요?

당연히 서운하셨을 거예요.

아직도 나를 모르는구나,

저 사람들 10배가 와도

나는 먹여 살릴 능력이 있는데.’

그래서 예수님은 엉뚱한

이야기를 툭 던지십니다.

제자들이 생각했던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지상의 현실을

깡그리 무시하시고,

너희들이 뭐 좀 갖다 먹여라

화살이 제자들에게 돌아옵니다.

아이쿠, 뭐 가지고 먹어요?

돈도 많이 들고 돈이 있더라도

이 산속 어디 가서 사요?”

마태오복음과는 다르게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 전체에게

해결해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요한복음에서는 구체적으로 필립보에게

뭐 좀 먹을 거 없니?” 묻습니다.

왜 나한테 불똥이 떨어지나 하며

눈이 동그래진 필립보와

자신에게 불똥이 떨어질까

땅바닥을 보고 딴청을 부리고 있는 제자들,

그 광경을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그 때 유일하게 예수님의

눈을 피하지 않은 제자가 있었어요.

누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

안드레아가 인간의 계산을 접습니다.

백프로 예수님께 신뢰하며

제가 찾아볼 테니 나머지는

주님이 알아서 하세요.”합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사람들 사이에

다니며 먹을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솔직히 거기 따라온 사람들은 반은

자기가 먹을 것은 챙겨왔을 거예요.

하지만 만 오천 명이나 되는

그 많은 사람가운데,

빵을 내놓는 어른은 없었어요.

빵을 내놓으라고 할 때

손익계산을 시작한 거죠.

그런데 아이 하나가 내 놓습니다.

아마 집 나설 때 엄마가 보리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허리춤에 싸주었을 겁니다.

몰라도 그 아이는 절대 성한 아이는

아이었을 겁니다.

백혈병 혹은 불치병이었을 겁니다.

저 분 쫒아 다녀,

그리고 기회 되면 조금이라도

그 분께 가까이 가서

옷자락이라도 만져봐

하면서 엄마가 등 떠밀어

내보낸 아이일 거예요.

어른들이 이것 뺏기면 나 굶는데 왜 내놔?’

할 때 아이는 여기 있어요.”

하며 손을 듭니다.

그 옆의 어른은

이 녀석아 손 내려. 오늘 밥 굶을래?”

하며 면박을 줍니다..

하지만 안드레아는 이미 보았고,

그 오병이어를 가지고 예수님께 갑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남자만도 5천명을 먹여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빵을 들고

감사의 기도를 하셨어요.

만 오천 명을 먹이고 나면

감사기도가 저절로 나올 거예요.

예수님은 터무니없는 빵5개를 가지고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당겨서

감사를 드리는 거예요.

제자들이 볼 때는 참 이상한 것이죠.

그것을 가지고 뭘 하신다고

저리 감사기도를 하시나?

하느님을 믿고 감사기도를

미리 당겨서 할 때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장면을

대략 설명해 드렸어요.

오늘 복음의 핵심은 무엇인가?

순명과 봉헌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은 크게

필립보, 안드레아,

오병이어 봉헌했던 소년, 세 명입니다.

필립보는 현실주의자입니다.

네가 나가서 뭐 좀 찾아봐라하니,

순간적으로 계산하고

말도 안 된다고 합니다.

우리 살다보면 하느님이

나에게 말도 안 되는 것을

원하시는 것 진짜 많아요.

저도 사제 생활하다보면,

왜 하필이면 저예요?

제가 만만해 보입니까?

어떻게 하라 구요?”

그럴 때 많아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 많아요.

필립보는 현실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 필립보같은 스타일은

절망주의자예요.

희망을 갖기 보다는

안 되는 쪽을 먼저 생각해요.

그리고 나에게 명령 내리시는 분이

어떤 분이신지 그 순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무조건, ‘나 못해요.’

그리고 필립보는 과거지향주의자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고,

늘 실패했고 어두웠던 과거만을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필립보 사도는 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이 복음이 나올 때마다

입에 오르는 사도예요.

어쨌든 필립보 사도는 현실주의자요,

절망주의자요, 과거지향주의자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안드레아 사도는 희망주의자,

낙관주의자, 미래지향주의자입니다.

안드레아는 뭐라고 했습니까?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시작은 제가 하지만,

마무리는 주님이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입니다.

히브리어로 이 상황을 설명하는

한마디의 말이 야훼이레입니다.

야훼이레라는 말은

주님은 나의 앞길 선하게

예비하심을 믿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안드레아의 순명, 토 달지 않는 순명!

순명에는 조건이 필요 없어요.

이러저러하면 제가 그다음 순명할게요.

이것은 순명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환경이든

하느님의 명령엔 토를 달면 안 됩니다.

무조건 순명입니다.

안드레아는 순명했어요.

그런데 순명만 했어도 기적은 일어나지만,

순명은 반드시 봉헌과 연결이 되어야해요.

안드레아가 순명하고 아무리 찾아 다녀도

어른들은 감추고 안내놓았지만,

어린아이의 그 봉헌이 있었기에,

장정만도 5천명을 먹이고 남은 조각이

12광주리나 되는 예수님의 기적 중

최고의 기적 일어났습니다.

아이가 내놓았던 그 보리떡과 물고기는

그 당시 정말 가난했던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입니다.

하느님은 내가 가지고 있는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봉헌할 때는

그것을 가지고 기적을 일으키세요.

그것을 가지고 세상 구원을 위해

쓰신다는 거예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리려

하지 않기에 우리에게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별로 없다 생각해도 가지고

있는 것 분명히 있어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는데

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없겠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봉헌할 때

기적은 일어납니다.

봉헌은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에게

되돌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봉헌하고

유세 떨 것도 없고,

합당한 은혜를 요구할

자격도 없습니다.

목숨도 내 것입니까?

하느님 것이죠?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어요.

주님이 우리를 살려주시는 것은

주신 재주와 맡겨진 모든 것을

동원해서 봉헌하라는 것이죠.

그래서 순명 플러스 봉헌은

기적이 일어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2천 년 전에

어떤 특별한 사건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본당과 가정안에서도

그런 기적이 일어날 것을

믿으며 순명을 청합니다.

또 갈등이 생길 때마다

토 달지 않고 하느님께 봉헌하겠습니다.

열 개드리면 천개를 주실 것을

알고 봉헌해야합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것을 뺏긴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 드려요,

그러나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

늘 부족하다고 느끼면

내 모든 것, 목숨까지 봉헌하고도

우리는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52어의 기적이 지금 이 시대에

우리를 통해 일어나길 바란다는 것을

믿고 열심히 삽시다.

2018년 연중 제17주일 (7/29)

-서운동성당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photo by - 느티나무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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