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11 조회수3,033 추천수12 반대(0)

 

산책하면서 구청의 벽에 걸린 글을 보았습니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해 종은 더 아파야 한다.” 글을 읽으면서 아침에 제의실에서 보좌신부님이 복사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다음에는 종을 더 세게 치렴” 4학년인 복사는 종을 치는데 익숙하지 않았고, 작게 치니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구청에 그런 글을 걸어놓은 것은 구청의 직원들이 구민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 같았습니다. 보좌신부님이 복사에게 종을 세게 치라고 이야기한 것은 신입복사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한 말 같았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보좌신부님의 따뜻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누워서 침을 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뱉은 침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남에 대한 험담은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오는 창이 된다는 말입니다. 본당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보좌신부님의 허물을 덮어주지 않고 다른 이에게 이야기하면 언젠가 그 말은 보좌 신부에게 들어가게 됩니다. ‘너만 알고 있어야 해!’라고 하는 말은 다른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후임 신부님이 전임 신부님에 대해서 불평을 말하면 그 말도 전임 신부에게 전해지기 마련입니다. 전임 신부님의 허물이 있다면 그것을 덮어주고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자들은 전임 신부님의 허물을 탓하는 후임 신부님보다는 전임 신부님을 칭찬하는 후임 신부님을 더 존중하기 마련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바로 그런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서로 고소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그릇된 일입니다. 왜 차라리 불의를 그냥 받아들이지 않습니까? 왜 차라리 그냥 속아 주지 않습니까? 불의한 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여러분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느님의 영으로 깨끗이 씻겼습니다. 그리고 거룩하게 되었고 또 의롭게 되었습니다.”

 

신앙인은 직책, 능력, 업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시련과 고통이 오면 메말라 버리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은 기도로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시련이 다가오면 그것을 디딤돌로 여기게 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열매를 맺으면 더욱 겸손하게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예수님께서도 기도 중에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셨습니다. 제자들을 뽑을 때도, 십자가를 지실 때도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기도의 촛불이 꺼지지 않는 집에는 악의 세력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오늘은 기도의 단계를 몇가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기도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급하면 기도하기 보다는 머리를 이용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 몇 시간 전부터 준비하듯이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 주변의 것들에서 잠시 떨어져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둘째, 기도는 갈망이 있어야 합니다. 소경은 갈망이 있었기에 주님께 청할 수 있었습니다. 하혈하는 여인도 갈망이 있었기에 주님의 옷깃을 잡았습니다. 자캐오도 갈망이 있었기에 나무 위로 올라가서 주님을 불렀습니다.

셋째, 기도는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합니다. 우리는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합니다. 우리는 약속을 정하고 만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규칙적으로 기도를 하면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기도에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넷째, 기도는 열정적으로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피눈물이 흐를 정도로 기도하셨습니다. 무대 위에서 가수는 혼신을 다해서 노래를 부릅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도 최선을 다해서 물건을 소개합니다. 기도할 때, 우리는 기도할 때 온 마음과 열정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12명의 제자를 선택하셨습니다. 제자들 모두는 각자의 능력과 재능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사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의 능력과 제자들의 힘은 바로 예수님께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 힘은 바로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18명의 신부님이 연수를 시작하였습니다. 교구도 다르고, 살아온 사목의 분위기도 다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강의를 듣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신부님들과의 친교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른 교구의 사목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연수를 마치면 전국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동료가 생길 것 같습니다. 신부님들과 연수를 시작하면서 신학생 때 부르던 성가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얼마나 좋고도 즐거운고 형제들이 함께 형제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 얼마나 좋은고 뭇나라 백성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온세상 사람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셔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리라.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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